‘바람개비 핀’ 빠진 민주당…추미애 이어 김광민까지 곳곳 파열음

이상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08 14:47

김민석 “절제” 주문에도 추미애 “검증” 재반박…중수청장 인선 충돌 한 달째
이화영 변호인 김광민 “대통령님, 석방하십시오”…특검법 앞둔 지도부 곤혹
강한 장악력으로 중재하던 故 이해찬 빈자리…“거중조정자가 안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당의 중심을 잡아줄 '중량감 있는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우려가 여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곳곳에서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과거 당내 잡음을 잠재우던 고(故) 이해찬 전 대표 같은 '거중조정자'가 사라지면서, 당내 이견이 완충 과정 없이 곧바로 계파 간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8일 유튜브 '민티07'에서 한 시청자가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인사권까지 뺏으려는 하극상의 소수 목소리가 크고 너무 잦다"는 댓글을 남기자 “그에 걸맞은 절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한 부분은 당에서 제어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경고가 먹힌 흔적은 아직 없다.


추 지사는 7일 밤 페이스북에 '중수청장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라는 글을 올렸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검증을 요구하며 검사장 집단 성명 참여, 대검 형사부장 시절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 기자회견, 정진웅 검사 기소 당시 결재 여부를 거론했다. 김 대표가 “다양한 의견의 시간은 지났다"며 공개 논쟁을 끝내자고 한 직후였다.



두 사람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 지사는 지난달 12일 이 대통령이 내란 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한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16일에는 김 후보자를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에 빗댔다. 김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까지 언급하며 맞받았지만 추 지사는 오히려 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이달 1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보내기로 했다. 검찰개혁의 상징인 중수청의 조기 안착을 중시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이화영 전 부지사 쪽에서도 새 불씨가 나왔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12일 SNS에 “이재명 대통령님, 이화영을 석방하십시오. 동지를 품어야 승리합니다"라고 썼다. 7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수감 5년째인 이 전 부지사가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다고 전했다. 가석방 의사를 여러 경로로 전달했지만 이 대통령 측은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800만 달러 규모 대북송금 공모 혐의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받았다. 제3자 뇌물 혐의로는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 정가에서는 김 변호사가 지난 지방선거 때 부천시장 공천을 기대했다가 무산된 뒤 여권 주류와 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난감한 기색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의 처리 시기와 내용을 고심하는 상황에서 석방 요구가 특검법을 압박하는 정치적 요구로 비칠 수 있다. 반대로 대통령 관련 사건의 핵심 당사자를 적극 풀어주려 하면 야권의 공세를 키울 수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박균택 의원은 8일 KBS 라디오에서 가석방에는 절차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여론을 동원해 정부를 몰아붙이는 방식은 적절치 않으며 재심 절차로 억울함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갈등을 수면 아래서 정리할 장치가 사라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거에는 민감한 현안이 생기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비공개로 먼저 만나 강경파와 온건파의 접점을 찾았다. 지금은 이 채널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지도부의 단일한 입장이 나오기 전에 각자의 목소리가 먼저 터져 나온다.


이에 고(故) 이해찬 전 대표를 다시 찾는 목소리가 나온다. 7선 의원 출신인 이 전 대표는 강한 장악력과 정무적 판단으로 계파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지기 전에 매듭을 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의도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당 정체성 문제를 두고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에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바람개비 가운데에 꽂아놓은 '핀' 같은 역할을 했던 분인데, 지금 민주당은 바람개비 날개가 다 퍼져서 서로 싸우는 격"이라며 “조국혁신당과 충돌하는 걸 보면 김민석 대표 역시 통합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그럴 의지도 별로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핑계일 뿐이고, 근본적 원인은 권력 투쟁이다. 멀게 보면 내후년 4월 총선 공천과 관련돼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여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커지면 당정 관계 또한 삐걱거릴 가능성이 커진다. 또 거대 여당이 입법과 민생 현안에 써야 할 동력이 내부 주도권 다툼에 소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람개비 핀'을 잃은 민주당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곳곳에서 분출하는 갈등들을 어떻게 수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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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정치경제부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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