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조리과정서 미세연기 등 발생 ‘조리흄’ 위협
서울지법 “조리 업무와 폐암 사이 인과관계 인정”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지난 1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고온 환경에서 대규모 조리가 이뤄지는 환경 때문에 겪는 폐질환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3년 8개월간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등 일선 학교 급식 현장에서 발생한 폐 질환 산재 건수는 103건이었다. 같은 기간 폐암 확진자 수는 전국에서 90명에 달했으며, 산재로 인한 사망자는 5명이었다.
폐 질환을 제외한 유형별 산재 건수는 △화상 2434건 △넘어짐 2158건 △찔림·베임 641건 △기타 유형 4011건으로, 총 9347건의 산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온의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와 연기 등을 가리키는 '조리흄'은 급식실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음식을 짧은 시간에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업무 특성 때문에 급식실 노동자들은 조리흄에 장기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8일 학교 급식실에서 최소 12년 이상 근무한 조리사 9명이 국가와 광주·전남·경북·부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들 지방자치단체이 원고들에게 각각 1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원고들은 지난 2022∼2024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조리 업무와 폐암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받아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
재판부는 조리 노동자들의 폐암 발병을 각 지자체가 예측할 수 있었지만, 급식실 내 유해 시설을 방치하는 등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2010년경 국제암연구소(IARC)가 '고온의 튀김 요리에서 나오는 물질'을 발암 추정 인자로 분류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폐암 환자가 잇따르자 교육부는 2023년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을 내놓고 지난해까지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6곳의 급식실 환기시설을 개선한다는 중간 목표를 내놨다. 내년까지는 전체 교육청 산하 시설 개선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