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로 신고가…물가·반도체 실적 주목
긴축 전환에 반등 제동…외국인 이탈도 부담
AI 랠리 누른 금리·부채 우려…반등 시험대
▲사진=챗GPT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물가 흐름과 기업 실적에 따라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증시는 대형 기술주의 이익 기대감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일본과 인도 증시에서는 금리 부담과 긴축 우려로 반등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주 기업 실적과 물가지표 발표는 높아진 주가를 뒷받침할 기업 이익과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가늠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美, 고금리에도 신고가…물가와 실적에 달린 추가 상승
이번 주(12~16일) 미국 증시에서는 물가 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에 시장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증시는 고금리 부담과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매출 논란에도 지수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 왔다. 다만 물가 압력이 커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5~9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1.15%)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0.6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93%)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6일 나스닥종합지수는 2만7599.89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 상승의 배경에는 실적 전망이 있다.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주의 실적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이후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의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12%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은 이번 달 기준 미국 증시의 올해 3분기 이익 증가율 추정치를 29.5%로 추산했다.
오픈AI 매출 논란에 따른 AI 투자 수익성 우려도 증시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달 말 오픈AI의 연환산 순매출이 약 500억달러로 기존의 700억달러에 비해 적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 관련주가 하락했다. 다만 매출에 대한 시점과 기준의 차이로 이를 실제 매출 감소로 볼 수 는 없다는 해석과 초거대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성장 기대가 하락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투자자들의 시선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어서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지난달 CPI에서 둔화 흐름이 나타난다면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돠며 기술주 투자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기업 실적 역시 주목된다. 오는 14일과 15일에는 각각 ASML과 TSMC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I 반도체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ASML 실적 발표에서는 신규 장비 수주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속도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 둔화가 확인되고 주요 기업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한다면 고금리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와 기업이익이 높은 주가 수준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印, 금리 결정 직후 반등 제동…추가 긴축·외국인 이탈도 부담
이번 주 인도 증시에서는 추가 긴축 우려를 딛고 반등이 다시 이뤄질지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주 초 상승세를 타던 인도 증시는 인도중앙은행(RBI)의 긴축 기조 발표 이후 흐름이 반전됐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지수의 단기 반등보다는 업종별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인도 센섹스(SENXEX)지수와 니프티(Nifty)50 지수는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약 1.6% 반등했다. 직전 4거래일 연속 하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센섹스지수는 인도 봄베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대상으로 구성된 종합주가지수다. 니프티50 지수는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인도 최대 기업 50개로 구성돼 있다.
이틀간의 상승 흐름은 RBI 통화정책회의 이후 멈췄다. 지난 7일 RBI는 기준금리를 기존 5.25%에서 5.50%로 0.25%p 인상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지만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에서 점진적 긴축으로 바꾸면서 추가 인상 우려가 커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첫 거래일인 5일 하루에만 외국인은 469억9000만 루피(한화 약 6541억원)를 순매도했다. RBI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7일에는 외국인이 612억 루피(한화 약 8519억원)를 팔아치웠다. 이번 달 들어 인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단기 반등을 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RBI의 물가 전망과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오는 12월 기준금리가 추가로 0.25%p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이번 인상 자체는 상당 부분 예상됐지만,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에는 전반적인 지수 상승이 아닌 업종별 흐름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재와 같이 금리에 민감한 업종 흐름이 관심사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비재는 이번 달과 오는 11월에 소비 확대 기대가 남아 있지만, 추가 긴축으로 소비 회복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부 투자 확대가 수요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자본재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고금리,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인도 증시는 대외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짚으며 “긴축 부담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지수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日, AI 랠리에 드리운 금리·부채 부담…반등 지속성 시험대
이번 주 일본 증시는 AI 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시험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상승을 이끈 AI 관련주가 금리 부담과 글로벌 빅테크의 부채 조달 우려에 내려앉으면서 기업 실적 기대가 다시 매수세를 키울지가 관건이다. 오는 13일 예정된 일본 기업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추가 긴축 경계감이 커질지도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9일 니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포인트 내린 6만9030으로 마감했다. 주 초반 약 2% 상승했으나 7일과 8일에 0.92%, 1.42%씩 하락한 뒤 낙폭을 줄이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초만 해도 마이크론 호실적 등 AI 수요 기대에 힘입어 AI 관련주와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5일 어드반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은 각각 4.32%, 5.50% 올랐다. 같은 날 니케이225 지수는 0.41%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와 마벨의 투자자 행사 이후 AI 테마 내 반도체 장비와 소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에서 강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강세장도 금리 상승 압력을 피해가 가지는 못했다는 진단이다. 지난 6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대를 넘어섰다.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시장이 엔화 약세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부채 조달 소식 역시 일본 증시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가속기 구매를 위해 400억달러 (한화 약 53조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 역시 오픈AI의 맞춤형 반도체 구매 지원을 위해 500억달러(한화 약 67조원) 규모의 부채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글로벌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퍼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주 일본 증시에서는 금리의 방향성과 경기 우려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와 금리가 안정을 되찾기 전까지는 지수 변동세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오는 13일 발표 예정인 지난달 기업물가지수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AI 수요로 비철금속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뛰어오르면서다.
이주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과 마벨의 인베스터 데이 진행으로 AI 테마 내에서 관련 기업이 강세를 보였지만, 향후 유가와 금리가 안정을 보이기 전까지는 지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며 “이번주 물가지수 발표가 금리 인상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