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테마공연장 17일 김수인 가야금병창·24일 김소라 창작 타악 공연
판소리의 깊이부터 현대적 리듬 실험까지…전통음악의 계승과 확장 조명
▲포스터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가야금 줄 위에서는 수백 년 이어온 소리가 피어나고, 북과 장구의 장단에서는 익숙한 판소리가 전혀 다른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다. 하나는 전통의 깊이를 들려주고, 다른 하나는 그 전통을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서로 다른 두 무대가 수원의 가을을 국악의 선율과 리듬으로 채운다.
수원문화재단이 10월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선보이는 기획공연 '김수인: 현을 타다'와 '장단의 재배치Ⅰ: 수궁'이다. 이번 공연은 전통음악의 원형을 충실히 계승하는 무대와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창작 공연을 나란히 배치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는 17일 오후 4시에는 국악인 김수인이 '김수인: 현을 타다'로 관객을 만난다. 가야금병창은 가야금을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전통음악이다. 악기의 섬세한 선율과 소리꾼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독특한 음악적 깊이를 만들어낸다.
김수인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형문화유산 '흥보가' 전수자로, 제30회 임방울국악제 장원을 차지했다.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리어', '베니스의 상인들', '살로메' 등 다양한 창극 무대에 올랐다. 2023년 JTBC '팬텀싱어4'에서는 크로스오버 그룹 크레즐의 멤버로 활약하며 대중과의 접점도 넓혔다.
이번 공연에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고법' 전수자인 고수 송대의와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 이시윤이 함께한다.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를 시작으로 단가 '팔도유람가', 판소리 '흥보가'와 '심청가', '적벽가'의 주요 대목, 남도잡가와 민요 연곡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가야금의 섬세함과 판소리의 힘, 남도 민요의 흥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다.
24일 오후 4시에는 타악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김소라가 '장단의 재배치Ⅰ: 수궁'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2026 경기문화재단 공연예술 창작지원' 초연 선정작으로, 김소라의 아홉 번째 신작이다.
기존 판소리 '수궁가'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대신 작품에 담긴 장단의 구조와 리듬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의 전달보다 소리 자체의 에너지와 변화에 집중한 실험적 무대다.
공연은 '수궁의 장단', '경계의 장단', '육지의 장단', '귀환의 장단'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물속 세계의 흐름과 에너지에서 출발해 수궁과 육지의 충돌, 서로 다른 공간의 속도감을 표현한 뒤 다시 장단의 본질로 돌아오는 음악적 여정이다.
김소라는 2018년 첫 정규앨범 '비가 올 징조'를 발표한 이후 세계음악박람회 WOMEX와 캐나다 MUNDIAL MONTRÉAL 공식 쇼케이스 등에 참여했다. 이후 10개국 50개 도시에서 공연하며 한국 전통 타악의 가능성을 해외에 알려왔다.
이번 두 공연의 공통점은 전통음악을 오늘의 관객과 연결한다는 데 있다. 김수인의 무대가 전통 가락과 소리의 아름다움을 충실히 전달한다면, 김소라의 공연은 장단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국악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탐색한다.
정조테마공연장이 역사문화도시 수원의 공간적 특성을 살리면서 전통예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수인: 현을 타다'는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전석 2만 원이다. '장단의 재배치Ⅰ: 수궁'은 5세 이상 관람 가능하고 전석 1만 원이다.
공연 예매는 NOL티켓에서 가능하며 수원시민과 정조테마공연장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대상 할인도 제공된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전통의 소리를 충실히 이어가는 가야금병창부터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타악 작품까지 국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라며 “관객들이 익숙한 전통음악을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은 보존만으로 살아남지 않는다. 이어 부르고, 다시 연주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할 때 생명력을 얻는다. 수원의 두 국악 무대는 그 계승과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