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씨티, 11월 금리 인상 전망
모건스탠리 “내년 1분기 3.5% 도달”
씨티 “11월·내년 2월 각각 0.25%p 인상”
물가 압력-반도체 수출 호조...긴축 뒷받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긴축의 고삐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다음 달부터 금리 인상 행보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한국씨티은행은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캐슬린 오 연구원과 한국씨티은행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달에는 숨 고르기에 나서겠지만, 물가와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금통위 내부에서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2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1명이 인상 의견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동결 결정에도 금리 인상 주장이 힘을 얻는다면 시장의 관심은 다음 통화정책 회의로 빠르게 옮겨갈 수 있다.
양 기관은 추가 인상의 시점과 속도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모건스탠리는 11월 기준금리가 연 3.25%로 올라선 뒤 2027년 1분기 최종금리인 연 3.5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1월과 내년 2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 3.50%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긴축 재개의 핵심 근거는 물가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9월 소비자물가 흐름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누적된 비용 부담이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가 성장 전망을 끌어올리는 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짚었다. 주택가격 상승세의 진정 여부와 원화 가치의 회복 속도 역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캐슬린 오 연구원 역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고착할 위험을 경계했다.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대응이 늦어질 경우 물가 안정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경기 부담보다 물가 억제를 우선하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수출 경기의 회복이 경제 전반의 체력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대목이다. 반도체 등 수출 산업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높은 금융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회복의 혜택이 산업과 계층별로 고르게 확산하지 못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도 취약 부문에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연체율 통계에서도 이런 부담이 드러난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021년 1분기 0.67%에서 올해 1분기 2.1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간 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08%에서 3.64%로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올해 7월 0.856%를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그럼에도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추가 금리 인상을 감내할 여력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4월 전년 동월 대비 3.5%에서 올해 8월 4.6%로 상승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경기 심리도 2025년 초 저점을 찍은 뒤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필요한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다.
통화정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통화긴축은 유지하되, 부채 부담과 부실 위험이 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에는 재정을 활용한 선별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차주의 부담을 고려해 통화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재정 지원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을 이어가면서도 금리 부담이 큰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