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대로 전력수요 전망하면 과잉…실현 수요 따져야”

정승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5 09:12

‘메가프로젝트, 다음 질문에 답하다’ 토론회
12차 전기본에 AI 성장 지체 가능성 반영 필요
메가프로젝트 확정 수요 따져 인프라 과잉 막아야
전력 수요 급증 시 LNG 의존…탄소감축 고려 필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와 에너지전환포럼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와 에너지전환포럼이 주관한 '메가프로젝트, 다음 질문에 답하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승현 기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전력 추가 수요가 과도해 하향 전망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에너지전환포럼은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메가프로젝트, 다음 질문에 답하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12차 전기본에 반영된 3대 메가프로젝트 전력 수요가 AI 산업 성장이 지체될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아 자칫하면 전력 인프라 과잉 투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력수요 전망의 타당성과 하향 시나리오'를 주제로 발제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메가프로젝트 발표 내용을 반영해 지난 8월 다시 나온 제12차 전기본 전력수요 재전망에서 하향 전망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률 등을 토대로 반영하는 기존 수요 전망 모델과 별도로 반도체·데이터센터·전기화에 따른 추가 수요 53.5GW를 별도로 계산한 뒤 기준전망 179.2GW와 상향전망 186.4GW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석 위원은 “추가수요 별도 전망은 기존 수요전망 모형과 중복으로 산정될 위험이 있고, 전력 인프라는 건설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 비용이 크기에 전력 수요가 정체돼도 투자를 물릴 수 없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AI 데이터센터가 유발하는 전력수요 전망을 상향치와 하향치 모두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기술 개선과 전력 효율 향상, 프로젝트 금융 조달 차질 등으로 실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석 위원은 지적했다. 2000년 닷컴버블이 광케이블 기술 고도화가 촉발했던 것처럼, 대규모 언어 모델(LLM) 성능 고도화로 AI 인프라 붐이 기대와 달리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조성에 필요한 자본이 막대해 미국 빅테크조차 보유 현금과 회사채 발행 뿐만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V) 설립과 순환금융 같은 우회로를 동원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석 위원은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선형으로 상향 전망한 뒤 여기에 발전설비 건설 계획을 연결하면 상황 변화에도 전력부문 설비 투자를 조정할 수 없는 고착 효과와 좌초자산화 위험이 발생한다"며 “12차 전기본에서도 거시경제 요인을 반영한 수요전망 모델로 회귀하더라도 버블붕괴 위험을 반영한 하향 시나리오를 별도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40년이 아닌 2030년까지 늘어난 전력 수요부터 정확히 예측해 발전과 송전 인프라를 적정 규모로 확충하고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존 계획과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및 전력 수요가 달라지면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탄소 배출을 초래하는 화석연료로 대응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효동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메가프로젝트 수요 전망과 2030 단기 전력수급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발전 설비들이 늘어난 수요 증가를 감당하는 방식이 LNG에 의존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전국 11개 권역의 2030년 시간별 전력 운영을 분석하는 모형(PyPSA-GESI)을 활용해 △11차 전기본 기준 △12차 전기본상 데이터센터 수요 예측치 50% 반영(DC50) △100% 반영(DC100)의 세 가지 경우를 비교해본 결과, LNG 이용률이 11차 기준 30.7%에서 DC50 40.6%, DC100 47.8%로 높아졌다.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 실현으로 차이가 21TWh나면 LNG 발전은 36.8TWh 늘고 석탄발전은 17.0TWh 줄었다.


문 부연구위원은 메가프로젝트 발표 규모를 확정수요로 여기는 대신 확정·조건부·유보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2026~2030년 단기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지 않거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늘면 추후 탄소 감축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라며 “12차 전기본에서 2030년 계획부터 세밀히 짜고, 수요 전망이 바뀌더라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경로를 지키는 방식으로 전기본이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비수도권 전력수요, 기업의 입지 조건을 묻다'를 주제로 발제하며 반도체·데이터센터 기업의 입지·전력·설비투자 담당자 80명을 대상으로 기업 입지 조건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냈다.


이들 80명 중 향후 5년 내 신규·증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응답은 83.8%였지만, 비수도권을 포함해 검토하면서 현재 정부 지원 조건에서 지방 투자 가능성도 높다고 답한 담당자는 38.8%에 그쳤다. 수도권 외 현실적 후보 권역으로는 충청권(46.2%)이 가장 많았고, 비교적 재생에너지 발전 여력이 큰 호남권은 10.0%에 불과했다. 지방 입지 검토가 무산된 이유로는 인력 확보 어려움(77.8%)이 전력공급·계통접속 불확실성(22.2%)을 크게 웃돌았다.


이 부연구위원은 투자가 확약된 수요와 후속 유치를 기대하는 수요를 구분해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는 후보지별 접속 시점·용량·요금을 먼저 제시해 입지를 유도하며, 반도체는 앵커 투자 확약 일정에 맞춰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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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정승현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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