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마토 알아보는 냉장고, 문자 보내는 차창…삼성·LG의 AI 신기술

김나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7 06:00

한국전자전 2026, 16일까지 코엑스서 열려
삼성, 식재료 인식 냉장고·갤럭시 XR 선보여
LG, 공장 순찰 로봇부터 차량용 AI까지 시연

'KES 2026'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기자가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 X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KES 2026'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기자가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 X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데려다 줘."


머리에 쓴 기기에 말을 걸자 눈앞에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나타났다.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손을 움직이자 건물이 가까워졌다. 바닥에 표시된 화살표를 누르니 오페라하우스 주변 풍경이 펼쳐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XR' 체험 공간에서다. 오후 1시 40분 기준 18팀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내된 예상 대기 시간만 95분이었다.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는 인공지능(AI)이 가전과 자동차, 공장으로 들어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냉장고는 토마토를 알아보고, 로봇은 안전모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냈다. 자동차 창문은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메시지를 보내는 화면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미래 기술을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했다.



올해로 57회를 맞은 한국전자전에는 국내외 기업과 기관 500여곳이 참가했다. AI 전환(AX)과 로봇, 모빌리티 등 6개 분야에서 신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약 869㎡, LG전자는 902㎡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 토마토 넣자 '입고 완료'…냉장고가 재료 기억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AI로 식재료를 인식하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시연하고 있다. gif=이수진 인턴기자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AI로 식재료를 인식하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시연하고 있다. gif=이수진 인턴기자

삼성전자 전시관에 놓인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시연 담당자가 모형 토마토 하나를 집어 넣고 문을 닫았다. 잠시 뒤 화면에 토마토 1개가 추가됐다는 안내가 나타났다. 냉장고 문을 다시 열지 않아도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냉장고에는 AI 비전 기술과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적용됐다.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를 촬영하면 AI가 종류와 수량을 파악해 목록에 등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0만장 이상의 식재료 사진을 학습해 다양한 식재료를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등록된 식재료는 냉장고 화면이나 스마트싱스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래 보관한 식재료는 알림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선도까지 판단하지는 못한다. 한 관람객이 “식재료의 상태도 알 수 있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상태까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보관 기간은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KES 2026' 삼성전자 전시관에 AI 기반 장애물 인식 기능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가 전시돼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KES 2026' 삼성전자 전시관에 AI 기반 장애물 인식 기능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가 전시돼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는 음성 명령을 알아들었다. “하이 빅스비, 로봇청소기 청소해 줘"라고 말하면 청소를 시작하고, 원하는 시간에 작동하도록 예약할 수도 있다. 전면 카메라와 적외선 LED로 바닥에 놓인 물체와 액체를 구분하는 기능도 소개됐다. 관람객들은 바닥에 놓인 매트를 직접 눌러보며 어린이용 매트도 알아볼 수 있는지 물었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초고화질 마이크로 RGB 디스플레이 등을 전시했다. 갤럭시 헤리티지존에서는 2019년 첫 폴더블폰 출시 이후 7년간 이어진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의 변화를 소개했다.


◇ 안전모 안 쓰니 빨간불…공장 순찰하는 LG 로봇


'KES 2026' LG전자 전시관에서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가 관람객과 하트 동작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KES 2026' LG전자 전시관에서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가 관람객과 하트 동작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LG전자는 전시관을 '일상 레이어'와 '산업 레이어'로 나눠 꾸몄다. 일상 레이어에는 AI 가전과 홈 로봇을, 산업 레이어에는 스마트팩토리와 데이터센터 등 기업간거래(B2B) 기술을 배치했다.


전시관 입구에서는 로봇 '클로이드(CLOiD)'가 두 손을 흔들었다. “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얼굴 디스플레이에 윙크하는 표정이 나타났다. 하트 모양을 띄우기도 했다. 관람객들이 로봇 앞에서 손을 내밀자 하이파이브 동작으로 호응했다. 일부는 클로이드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KES 2026' LG전자 전시관에 공장 순찰과 부품 검사 등에 활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KES 2026' LG전자 전시관에 공장 순찰과 부품 검사 등에 활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전시관 안쪽에서는 산업용 로봇 '모마(MoMa)'가 공장 순찰에 나섰다. 카메라가 안전모를 쓰지 않은 사람을 포착하자 로봇에 달린 경광등이 빨갛게 켜졌다. 뒤편 대형 화면에는 위험이 감지된 위치가 빨간색 박스로 표시됐다. 연기가 발생한 상황도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반용 모마는 물건을 옮기면서 불량 여부를 확인했다. 시연 담당자가 조이스틱을 움직이자 로봇이 앞에 놓인 물건을 집어 들었다. 집게에 달린 카메라가 제품 라벨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불량 여부를 구분했다.


30분마다 진행된 시연에는 약 15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로봇이 움직이는 동안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거나 관계자에게 작동 원리를 묻는 모습이 이어졌다. 한 관람객은 “모마가 귀여워서 보러 왔다"고 말했다.


◇ 차창에 하트 그리자 메시지 전송…수어도 문자로


'KES 2026' LG전자 전시관에서 AI가 수어를 인식해 문자로 변환한 뒤 차량 창문에 표시하는 기술이 시연되고 있다.

▲'KES 2026' LG전자 전시관에서 AI가 수어를 인식해 문자로 변환한 뒤 차량 창문에 표시하는 기술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LG전자의 차량용 AI 솔루션 체험 공간에서는 자동차 뒷좌석 창문이 터치스크린으로 바뀌었다.


창문에 표시된 노래 목록에서 한 곡을 손가락으로 누른 채 앞좌석 방향으로 밀었다. 그러자 차량 내부 상단 화면에서 음악이 재생됐다. 이번에는 창문에 하트를 그렸다. 전송 버튼을 누르자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연출됐다. 곧이어 할아버지의 영상 답장도 화면에 나타났다.


창문은 수어를 문자로 바꾸는 화면으로도 쓰였다. 가상의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청각장애인 직원이 수어로 말을 건네는 상황이 펼쳐졌다. AI가 직원의 손동작을 인식하자 창문에 문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탑승자가 보내는 인사도 화면을 통해 전달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문에 화면을 띄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에서도 화면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운전자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자 시선 위치가 앞유리 디스플레이에 표시됐다. 고개 움직임으로 음악을 바꾸는 기능도 선보였다. 앞유리에는 배터리 잔량과 목적지까지의 경로, 신호등의 남은 시간 등이 표시됐다.


관람객들은 신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할지 따져봤다.


회사원 이재상(46)씨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의 옷감 인식 기능을 가장 인상적인 기술로 꼽았다. 그는 “옷감에 맞춰 옷이 상하지 않도록 세탁해 준다면 아무 고민 없이 세탁물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대해서는 “이게 정말 필요한 기능인가는 잘 모르겠다"며 “요리를 제안하거나 먼저 넣은 식재료부터 소비하도록 알려주면 더 유용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전시장을 찾은 한 대학생(21)은 LG전자의 차량용 AI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창문이 디스플레이가 돼 외부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도 “상용화되더라도 가격 때문에 새 차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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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나현 기자 입니다. 산업부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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