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수입물가 깨운 ‘국제유가’...환율 효과 삼켰다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6 12:13

두바이유 28.1% 급등
수입물가 4개월 만에 상승 전환

원·달러 환율 3.4% 하락에도
유가 충격 상쇄 못 해

수출물가는 환율 영향에 0.8% 하락
두 달째 내림세

주유소

▲국제유가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는 모습.

국제유가 상승이 원화 강세 효과를 상쇄하면서 수입물가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출물가는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아 두 달째 내렸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기계류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교역조건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물가와 교역 지표의 흐름도 엇갈렸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지수는 159.37(2020년=100)로 집계됐다. 전월 156.68과 비교해 1.7% 올랐다. 수입물가는 지난 6월 4.2% 하락한 이후 7월(-1.0%)과 8월(-2.2%)에도 내렸으나, 9월 들어 상승 전환했다.


국제유가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9월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3.71달러로, 8월 88.75달러보다 28.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06.3원에서 1359.0원으로 3.4% 떨어졌지만 유가 상승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품목별로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원재료 물가는 광산품이 10.8% 오르는 등 전월보다 9.6% 상승했다. 중간재는 1.7% 내렸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1.5% 올랐지만 1차 금속제품이 2.8%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자본재와 소비재 물가도 각각 2.4%, 2.3% 떨어졌다.


수입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9월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7.6% 높았다. 지난 5월 25.4%까지 치솟은 뒤 상승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높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입물가의 상승 압력은 더욱 뚜렷하다. 9월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4.9%, 전년 동월보다 20.6% 올랐다.


다만 최근의 환율과 유가 흐름은 향후 수입물가의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0월 중순까지 환율과 국제유가가 전월 대비 하락한 점을 들어 이달 수입물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움직일 수 있어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수출입물가추이. (자료=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수출입물가추이. (자료=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수출물가는 수입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9월 수출물가지수는 182.29로 전월 183.67보다 0.8% 하락했다. 지난 7월 0.9% 상승하며 반등했지만 8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다. 11개월간 이어졌던 상승 흐름도 지난 6월 꺾인 뒤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8.5% 올랐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운송장비가 3.2% 내리는 등 공산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공산품 수출물가는 0.8% 하락했고 농림수산품도 0.3% 떨어졌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2.6%, 전년 동월보다 44.5% 상승했다. 이 팀장은 국제유가가 수출입 물가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만, 수입물가에는 원유가 포함된 광산품의 비중이 커 유가 상승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수출입 물량과 금액 지표에서는 수출 호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9월 달러 기준 수출물량지수는 181.31로 1년 전보다 32.1% 상승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계·장비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물량지수는 11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상승률은 2010년 1월 이후 16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89.2% 뛰었다.


수입 역시 물량과 금액이 모두 늘었다. 9월 수입물량지수는 138.38로 전년 동월보다 11.1% 상승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계·장비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수입금액지수는 같은 기간 26.9% 올랐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9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19.52로 전년 동월 대비 25.4% 상승했다. 8월에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27.1%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9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다소 축소됐다. 수출가격이 43.2% 상승한 반면 수입가격은 14.2% 오르는 데 그친 결과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를 팔아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오르면 같은 양의 수출로 더 많은 수입품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수출물량 증가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216.70으로 전년 동월보다 65.6% 급등했다. 8월 59.9%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새로 썼다. 수출가격 상승에 더해 수출 물량까지 늘어나면서 수출을 통한 실질적인 구매력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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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금융부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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