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신산업 손자회사 나스닥 行…해외 중복상장 규제 첫 적용 사례

최태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9 16:41

엠에스오토텍→명신산업→심원아메리카 ‘삼중 상장’

한국거래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첫 해외 증시 적용

상장 이익은 소수 투자자만…일반주주는 지분 희석

명신산업 계열사 현황 [회사 홈페이지]

▲명신산업 계열사 현황 [자료=회사 홈페이지]

코스피 상장사 명신산업의 손자회사 심원아메리카(Simwon America)가 다음 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지난 8월 시행된 중복상장 규정을 국내 상장사 자회사의 해외 증시 상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다.


회사는 북미 성장 재원을 자회사가 직접 조달하기 위해 나스닥 상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를 보면 심원아메리카는 공모로 조달할 금액보다 많은 현금을 이미 쥐고 있다.


상장 과정에 이익은 상장 직전 들어온 소수 투자자에게 먼저 돌아가고, 국내 두 상장사 일반주주는 지분 가치 희석과 할인 위험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엠에스오토텍-명신산업-심원아메리카 '삼중 상장 구조' 그래픽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1, 제작=클로드]

▲엠에스오토텍-명신산업-심원아메리카 '삼중 상장 구조' 그래픽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1, 제작=클로드AI]

11월 나스닥 'SWA'로 상장… 그룹 안에 상장사 세 겹

1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심원아메리카는 지난 9일(현지시간)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나스닥 글로벌마켓에는 종목코드 'SWA'로 상장을 신청했다. 공모 주식은 250만주로 신주 150만주와 기존 주주가 파는 구주 100만주로 구성된다. 희망 공모가는 18~22달러, 중간값 기준 공모 규모는 5000만달러(약 665억원)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25일이다.


지배구조는 엠에스오토텍이 명신산업 지분 45.4%를, 명신산업이 심원테크 지분 100%, 심원테크가 심원아메리카 지분 89.66%를 갖는 구조다. 상장 후 심원테크 지분율은 80.54%로 낮아진다. 한 그룹 안에 코스닥·코스피·나스닥 상장사가 세 겹으로 쌓이는 셈이다.



심원아메리카는 캘리포니아주 래스럽에서 전기차 차체 부품을 만든다.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은 3억2385만달러(약 4308억원), 순이익은 1693만달러(약 225억원)다. 매출의 99.02%가 테슬라에서 나온다.


심원아메리카 매출과 순이익 추이. 단위: 백만달러, 회계연도 기간: 7월~이듬해 6월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1]

▲심원아메리카 매출과 순이익 추이. 단위: 백만달러, 회계연도 기간: 7월~이듬해 6월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1]


“성장 재원 직접 조달"이라지만…현금이 공모액보다 많다

명신산업과 엠에스오토텍은 지난 14일 온라인 주주 설명회에서 “자회사가 북미 성장 재원을 직접 조달해 모회사의 출자·차입·지급보증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신고서상 공모 순조달액 약 2390만달러(약 318억원)는 운전자본(40%), 미국 동부 거점 인수(25%), 멕시코·캐나다 진출(25%), 연구개발(10%)에 쓸 계획이다. 동부 거점에 대한 구체적인 인수 대상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심원아메리카의 6월 말 현금은 3943만달러(약 525억원)로 순조달액보다 많다. 쓰지 않은 은행 신용한도도 1500만달러(약 200억원)가 있다. 차입금은 한국수출입은행 900만달러(약 120억원)가 전부이고, 2026회계연도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3235만달러(약 430억원)다.




로열티 끊고 이익 끌어올린 직후 상장

상장 시점은 심원아메리카의 이익이 가장 좋아 보이는 때와 겹친다. 2026회계연도 순이익은 전년(1127만달러, 약 150억원)보다 50% 늘었다. 반면 매출은 2024회계연도 4억1313만달러(약 5496억원)에서 2년 연속 줄었다.


이익 개선을 이끈 것은 영업 실적보다 모회사와 계약 변화였다. 심원아메리카는 그동안 심원테크에 매출의 2%를 기술 로열티로, 엠에스오토텍에 0.25%를 상표 사용료로 냈다. 두 계약은 2025년 12월 31일 만료 후 갱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26회계연도 하반기(2026년 1~6월)분 로열티 약 340만달러(약 45억원)가 나가지 않았다.


로열티 절감 효과는 2026회계연도 영업이익 증가분(551만달러, 약 73억원)의 약 62% 수준이다. 로열티를 계약대로 1년 내내 냈다면 영업이익은 약 1564만달러(약 208억원)로, 실제 증가율은 16%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계약 미갱신으로 앞으로 매년 매출의 2.25%, 2026회계연도 매출 기준 약 729만달러(약 97억원)가 심원아메리카에 남는다. 이익이 늘어난 상태에서 상장하면 공모가는 높아지지만, 로열티를 받던 명신산업·엠에스오토텍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상장 1년 전 들어온 투자자… 계약서엔 '상장 전제'

이번 상장으로 곧바로 이익을 보는 쪽은 지난해 11월 25일 신주103만8461주를 900만달러(주당 8.67달러)에 인수한 투자자 3곳이다. 국내 투자조합 퍼스트MVG펀드(100만달러), 홍콩 J&J홀딩스(400만달러),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법인 제이드테크놀로지(400만달러)다.


이후 주식 수 조정으로 이들의 보유 주식은 137만689주가 됐다. 이번 공모의 구주매출 100만주는 전부 이들 몫이다. 공모가 20달러를 가정하면 인수 수수료를 뺀 매각대금만 1860만달러(약 247억원)로 원금의 약 2배다. 보호예수가 걸리는 나머지 약 37만주를 공모가로 평가하면 전체 가치는 원금의 약 2.9배가 된다. 매각분 100만주는 보호예수에서도 빠졌다.


S-1에 첨부된 청약계약서를 보면 이 투자는 처음부터 나스닥 상장을 전제로 짜였다. 계약서는 심원아메리카를 “그룹의 상장 수단"으로 규정했다. 회사는 상장 전까지 투자자 지분율(퍼스트MVG 1.15%)을 유지하고, 상장 때 투자자 주식 전부를 재매도 주식으로 등록해 주며 그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상장이 완료되면 투자자는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일반주주 몫은 상대적으로 작아

국내 두 상장사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상대적으로 작다. 명신산업은 일반주주에게 3년간 총 70억원의 특별배당과 주당 100원 배당 유지를 약속했다. 올해 지급한 결산배당도 주당 100원이었다. 70억원은 프리IPO 당시 장부가 기준 가치와 공모가 기준 가치의 차이(약 271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엠에스오토텍은 기업가치 제고와 IR 확대 등 원칙만 밝히고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안건을 다룬 엠에스오토텍 이사회에는 사외이사 2명과 감사가 모두 불참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상장은 주주총회 승인이 아닌 한국거래소 개별 심사를 거친다. 두 회사는 16일까지 주주 설문을 받았다. 명신산업 이사회는 20일 최종 판단을 내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핵심 자회사의 이익 일부가 외부 주주에게 넘어가는데 보상이 충분한지가 관건"이라며 “첫 해외 적용 사례인 만큼 거래소 심사 결과가 이후 다른 기업의 선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명신산업 측에 심원아메리카 나스닥 상장과 관련한 질의를 남겼지만, 기사 출고 시점까지 답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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