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이라며”…삼전닉스 다시 급락, AI 공포 안 끝났다 [머니+]

박성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2 12:27

S&P500 3일 연속 올랐지만
테슬라·메타 실적발표 후 ‘AI 수익성’ 의구심 재점화

막대한 부채·자금조달 위기…코어위브 중심 불안 확산
22일 나스닥 선물 하락에 코스피도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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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위기까지 겹치면서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757.17에 장을 마치며 이달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상승세는 AI 관련주들이 주도했다.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7.8% 상승했고,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도 2.5% 올랐다.



AI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AI 플랫폼 수요 증가를 이유로 기존 예상을 웃도는 매출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9.6% 급등했다.


그러나 장 마감 이후 발표된 테슬라와 메타플랫폼스의 엇갈린 투자 계획이 다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 실적은 좋았지만…AI 지속성 의문은 여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250억달러 이상에서 약 20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AI와 로봇공학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존 계획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약 280억5000만달러, 48센트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와 대체적으로 부합했지만, 투자 규모 축소가 향후 AI와 로봇 사업의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넘게 하락했다.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지출은 투자자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차 사이버캡의 실제 개발·양산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구체적 수치"라며 “불과 6개월 전 투자 전망치를 50억달러 높였다가 다시 같은 금액을 줄인 것은 비용 통제라기보다 미래 사업의 확대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메타는 AI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메타는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달성했으며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강조했다. 이에 메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테슬라와 메타의 상반된 투자 계획은 AI 산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딜레마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분석가는 “기업들의 자본지출만으로 시장을 만족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라며 “기업들이 지출을 늘리면 걱정하고, 테슬라 사례에서 봤듯이 지출을 줄여도 걱정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메타의 공격적인 AI 투자 계획을 둘러싼 우려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메타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06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메타는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C 보통주를 새롭게 발행하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는 이날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7.4%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플러드라인스 리서치의 안나 우 창업자는 “이번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AI 수익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시험대"라며 테슬라와 램리서치의 시간외거래 주가 하락에 대해 “AI에 대한 확신을 다시 불확실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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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사진=AFP/연합)

◇ 코어위브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는 시장 불신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기업들의 실적을 넘어 자금조달 문제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미 경제매체 CNBC는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동시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월가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금리가 급등하고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어위브처럼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AI 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투자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어위브는 지난해 3월 증시에 상장한 뒤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약 900억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약 34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3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네비우스(-27%), 아이렌(-32%) 등 주요 네오클라우드 관련주들도 곤두박질쳤다. 호주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넥스트DC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 전날 하루에만 주가가 40% 넘게 폭락했다.


여기에 코어위브가 발행한 무담보 회사채 수익률은 약 15%까지 상승했고,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년, 이달 상승률이 각각 164%, 30%에 달했다.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요구되는 비용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앤드루 케체스 신용분석가는 보고서에서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시장 전반에 대해 “투자심리가 확연히 부정적"이라며 “AI를 둘러싼 시장 분위기가 하루하루 바뀌는 속도"라고 지적했다.


코어위브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어위브는 2030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가 약 207억달러에 달하며 이후 상환해야 할 부채도 149억달러에 이른다.


또한 지난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어위브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101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코어위브가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정치적 반발까지 거세지면서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고수익 회사채 시장은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채권 투자자들은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규제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기 전까지 신규 자금 공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 하락 출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 초반 코스피 지수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 AI 공포 진정되나 싶더니…삼성전자·SK하이닉스 다시 급락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우려는 22일 글로벌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2일 한국시간 오후 12시 26분 기준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1.06% 하락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 하락한 5620.7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1.14% 내린 5670.11로 개장한 뒤 한때 5740.28까지 올라 상승 전환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확대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각각 2.68%, 3.75% 내린 21만7500원, 12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역시 각각 1.09%, 0.64%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자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 부담이 커져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AI 인프라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AI 관련주들의 최근 반등을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지정학적 갈등, 미 중간선거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와중에 실적발표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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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국제부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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