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탄원서 전달·에너지전환포럼 앞 집회·국회 기자회견 잇따라
“AI·반도체 시대 전력안보 위협”…신규원전 공론화 계획 폐지 요구
한빛 7·8호기 제12차 전기본 반영 촉구…“원전산업 생태계 보호해야”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원자력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경질과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폐지, 원전 건설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제공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원자력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연과 정부의 에너지정책 혼선을 비판하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신규원전 추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가 산업경쟁력과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5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위원장 강창호)은 지난 22일 오후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원자력정책연대, 사실과과학네트웍 등과 함께 서울 청와대와 영등포구 당산동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 앞, 여의도 국회 일대에서 '신규원전 지연 책임 규명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이번 공동행동은 신규원전 건설 지연에 대한 정책적 책임을 규명하고, 정부에 구체적인 사업 추진 일정과 이행계획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 단체들은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폐지와 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한편, 원전산업 생태계 보호와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 확보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1시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찾아 대통령비서실장 앞으로 탄원서를 전달했다. 탄원서에는 신규원전 추진 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과 사업의 적기 추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SK V1센터에 위치한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 앞에서 피켓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원전 축소 주장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비판하며 AI·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원자력발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3시에는 국회 1문과 2문 사이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신규원전 추진 지연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책임을 따져 묻고, 국회에도 관련 정책 결정 과정과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원자력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 폐지 및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경질 요구'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들은 신규원전 건설 지연에 대한 정책적 책임 규명과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제공
강창호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이날 신규원전 추진 지연과 에너지전환포럼의 탈원전 기조를 비판하며 김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공동행동이 노동조합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산업경쟁력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부담이 미래세대에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상덕 원자력정책연대 수석부이사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부이사장은 “원전에 대해서만 추가적인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재생에너지 역시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위원 명단과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김경희 원자력정책연대 사무총장은 “미래세대에 어떤 환경과 산업 기반을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기성세대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활동해 온 참석자들의 노력을 언급하며 이번 공동행동이 미래세대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훈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력과 용수 공급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과 해수담수화 등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에서 원자력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부의 신속한 정책 결정"을 촉구했다.
김성도 전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위원장은 “에너지정책 결정권자들이 정책 추진 결과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인사들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필요하다며, 향후에는 원전 건설을 둘러싼 갈등보다 원전산업의 국가경제 기여 방안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SK V1센터 앞에서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원자력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연을 규탄하는 피켓 집회를 열고 있다. 참가자들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경질과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폐지, AI·반도체 산업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공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제공
한수원노조 산하 각 원자력본부에서도 정부 에너지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최병구 한수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산업 발전과 에너지 안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념보다 이성과 과학에 근거한 정책 수립"을 요구했다.
이병철 고리원자력본부 위원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데이터 무결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원전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에 나서는 사례를 제시하며 신규원전 건설 결정을 미루는 동안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건형 한울원자력본부 위원장은 “원전산업이 위축되면 관련 산업계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정록 한빛원자력본부 위원장은 “탈원전 정책이 반복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국회가 신규원전 건설 지연 문제를 적극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영 새울원자력본부 위원장은 “AI와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원전정책"을 촉구했다. 김주홍 본사본부 위원장과 박준현 중앙연구원본부 위원장 역시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과학적 근거와 합리성에 기반한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이날 참가 단체들은 신규원전 건설계획을 둘러싼 정부의 공론화 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월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9월 22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한수원노조는 기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원전 사업과 차기 계획 수립을 위한 공론화 절차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가적인 정책 검토가 이미 추진 중인 원전사업의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약 6.3GW 규모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칭 한빛 7·8호기 건설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설비 확충과 송·변전망 구축을 연계한 전력공급 대책을 마련하고, 국가 전략산업의 투자 및 가동 일정에 맞춰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영덕 신규 대형원전 2기는 기존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한빛 7·8호기는 제12차 계획에 반영해 구체적인 건설계획과 추진 일정을 조속히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수원노조는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폐지와 김 장관의 경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정부의 정책 결정 책임을 규명하고 원전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