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노트북 화면 왜 만지나”던 애플…16년 만에 고집 꺾었다

김나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9 11:44

맥북 첫 터치스크린 탑재…5년 만에 확 바뀐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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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 '프로 앤 텔(Pro and Tell)'에서 참석자들이 애플 최초의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애플이 노트북 화면을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맥북 프로를 처음 내놨다. 2010년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터치스크린 노트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지 16년 만이다. 그동안 키보드와 트랙패드만으로 조작하도록 했던 맥북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터치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2021년 이후 5년 만에 디자인도 대대적으로 바꿨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프로 앤 텔(Pro and Tell)'을 열고 14인치와 16인치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신제품에는 맥북 최초로 터치스크린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을 탑재했다. 화면 상단에는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해 인공지능(AI) 비서도 손가락으로 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변화는 화면을 직접 만져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공개된 시연에서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손가락으로 영상 클립을 끌어다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는 기능이 소개됐다. 클립 양 끝을 움직여 영상 길이를 조절하고, 두 손가락을 벌리거나 오므려 편집 구간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마우스나 트랙패드로 해야 했던 작업이다.



웹페이지를 손가락으로 넘기거나 사진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자이너는 화면을 직접 만져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음악가는 화면에 표시된 가상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 애플은 키보드와 트랙패드도 그대로 남겨 작업에 따라 조작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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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 '프로 앤 텔(Pro and Tell)'에 애플 최초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북 프로가 전시돼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터치스크린 도입에 맞춰 제품 구조도 바꿨다. 화면을 누를 때 흔들림이 생기지 않도록 힌지(경첩)를 개선하고, 터치 센서를 화면 패널 안에 넣어 반응 속도를 높였다. 운영체제인 맥OS도 손가락 조작에 맞게 손봤다. 화면을 터치하면 손가락 주변에 필요한 메뉴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디스플레이에는 두 개의 발광층을 사용하는 탠덤 OLED 기술을 적용했다. 최대 밝기는 2000니트, 명암비는 1000만대 1이다. 최대 120Hz의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며 영상 편집과 사진 보정에 필요한 P3와 어도비 RGB 색 영역도 지원한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보다 높은 명암비와 정확한 색상 표현이 필요한 전문 작업자를 겨냥한 것이다.


AI 기능도 강화했다. 화면 상단의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터치하면 AI 비서 '시리 AI'를 호출할 수 있다. 시리는 이용자가 화면에서 보고 있는 내용과 작업 상황을 파악해 이메일이나 문서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여러 앱에 걸친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고 작업 중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제품에는 애플의 M5 프로와 M5 맥스 칩이 탑재됐다. 최대 128GB의 통합 메모리와 16TB 저장 공간을 지원하며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대 24시간이다. 애플은 하루 전인 27일에는 차세대 M6 칩을 탑재한 일반형 14인치 맥북 프로와 아이맥도 공개했다. M6 칩은 기존 M5보다 AI 처리 성능이 최대 25%, 그래픽 성능이 최대 30% 향상됐다.


애플이 터치스크린을 도입한 것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제품 전략을 뒤집은 결정이다. 잡스는 2010년 수직으로 세워진 화면을 계속 만지면 팔에 피로가 쌓인다며 노트북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는 데 반대했다. 2012년 팀 쿡 당시 최고경영자(CEO)도 PC와 태블릿을 결합하는 것을 '토스터와 냉장고를 합치는 일'에 비유했다. 이후 애플은 맥북과 아이패드의 조작 방식을 구분해 왔다.



반면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레노버, HP, 델 등은 화면을 직접 터치하거나 접어서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해 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한 소비자가 늘면서 노트북에서도 터치 기능을 원하는 수요가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쿡 전 CEO는 약 4년 전 터치스크린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기능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자 관련 제품 개발을 승인했다. 지난달 취임한 존 터너스 CEO도 터치스크린이 노트북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그동안 고수했던 제품 간 구분보다 소비자 요구와 경쟁 환경에 무게를 둔 셈이다.


가격은 미국 기준 14인치 M5 프로 모델이 2899달러, 16인치 모델은 3399달러부터다. 기존 터치스크린 미탑재 모델보다 시작 가격이 약 400달러 높다. 애플은 28일부터 예약 주문을 받고 다음 달 6일 정식 판매에 들어간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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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나현 기자 입니다. 산업부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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