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SK이노베이션, 3분기 정유·윤활기유 ‘쌍끌이’…엔무브發 고수익 지속가능성 관건

박주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9 12:51

매출 28조7738억·영업익 3조7043억…전년比 39.7%·532.5%↑
‘전쟁 특수’에 성수기 효과까지…엔무브는 분기만 연간 영업익 경신
윤활기유 ‘고점’이지만…글로벌 공급망 기반 지속가능성 확보 나선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올해 3분기 정유·윤활기유 사업 호조에 힘입어 단일분기 역대 최대 규모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중동발(發)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윤활기유 사업회사 SK엔무브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성장동력 굳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28조7738억원과 영업이익 3조704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7%, 영업이익은 532.5% 급증한 수치다.


◇ 정유·윤활기유 쌍끌이…SK엔무브, 역대 최대 실적



이 같은 3분기 호실적은 정유사업을 영위하는 SK에너지와 윤활기유 사업회사 SK엔무브의 수익성 개선이 주효했다.


SK에너지의 경우, 3분기 매출 15조92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2.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조2058억원으로 같은 기간 779.5% 급증해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3%에서 7.6%까지 1년 새 6.3%포인트(p) 개선됐다.



중동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차질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름철 수송용 연료 성수기 시즌 효과가 더해지면서 글로벌 제품 가격과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수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직전 분기 정기보수를 진행했던 생산설비의 가동량이 회복된 점도 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SK엔무브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회사의 3분기 영업실적인 매출 2조3671억원과 영업이익 1조9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6.3%·537.4%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5.6%에서 46.1%까지 30.5%p 확대돼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중동발 공급 차질로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Ⅲ 제품의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제품과 원료 간 가격 격차인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결과다. 이에 SK엔무브는 3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2022년) 1조712억원을 단 한 분기만에 추월했다.



◇ E&S·석화도 수익성 개선…SK온은 적자 지속


다른 사업부문에서도 실적 개선이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E&S는 계절적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도매가격(SMP) 상승과 호주 바로사 가스전 물량 도입 등에 힘입어 매출 3조1237억원과 영업이익 774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8.4%·202.4% 성장했다.


석유화학 사업회사 SK지오센트릭도 파라자일렌과 벤젠 스프레드가 확대된 영향으로 같은 기간 22.2% 증가한 매출 3조566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86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회사 SK온 매출은 1조5263억원을 기록해 이 기간 2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05억원을 보여 적자를 이어갔다. 회사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본원적 수익성은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최근 미국 네오볼타와 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차 중심의 사업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수요에 연계한 생산·공급 운영 최적화와 전사적인 원가 절감을 지속하고 ESS 추가 수주를 적극 추진해 손익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4분기 수익성 방어 관건…SK엔무브, 북미시장 공략 가속


시장의 관심은 SK이노베이션이 4분기에도 이 같은 수익성 개선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모인다. 중동발 공급 차질이 완화될 경우 정제마진과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긍정적 요인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에도 정유사업의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지만,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하락과 높은 석유제품 가격이 수익성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OSP는 많이 하락한 상태이고 크랙은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운임은 많이 치솟은 상황"이라면서도 “4분기에 들어올 원유들은 상당히 저렴한 OSP와 어느 정도 제한된 운임 상태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유가 급락이 없는 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활기유 사업은 공급 차질 완화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가능성이 부담이다. SK엔무브 역시 올해와 같은 이익 규모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회사는 이번 공급 불안을 계기로 확대된 글로벌 고객사와의 장기계약이 중장기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 정상화 이후에도 기존 고객 기반과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SK엔무브는 지난 8월 미국 정유기업 HF싱클레어와 자사 그룹Ⅲ 윤활기유 제품 '유베이스'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엔무브 관계자는 “올해와 같은 영업이익 수준을 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동전쟁을 계기로 당사의 본원적 경쟁력이 시장에 잘 전달된 만큼 향후에도 시장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수익 기반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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