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3.75~4.00% 동결
9월 인상 이후 숨 고르기
워시,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내년부터 금리 결정 기회 단계적 축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사진=AP/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특히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조하면서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약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한국(3.00%)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던 결과로, 지난달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판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적시에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통화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로 상향 조정됐고 3분기 성장률도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이것이 지난 이틀 동안 FOMC 논의가 주로 물가 안정이라는 우리의 책무에 집중됐던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연준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또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이전보다 긴축됐지만 이를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단정할 의향도 없고 그렇게 판단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발언을 두고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사실상 뒷받침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워시 의장은 추가 긴축에 나서겠다고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스 미국 거시경제 전략가 역시 “우리는 여전히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기 위한 문턱은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올해 12월과 내년 3월 각각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10년간 미 기준금리 추이(사진=FRED)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고 짚었다.
첫 번째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 결정 회의 횟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연준은 2027년에도 연간 8차례 정례회의를 개최하지만 이 가운데 한 차례는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 집중하고 기준금리 결정 표결이나 회의 이후 성명 발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는 기존 8차례에서 7차례로 줄어든다.
2028년에는 통화정책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가 두 차례로 확대되면서 정례회의를 통한 금리 결정 기회가 6차례로 더욱 감소한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이례적인 결과는 리사 쿡 연준 이사가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FOMC에서 표결권을 가진 위원 12명 가운데 10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했지만 쿡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번 회의에서 복수의 위원이 반대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쿡 이사의 반대표는 의외의 결과였다고 CNBC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연준 이사들이 FOMC 금리 결정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일은 드물며, 쿡 이사는 2022년 취임한 이후 이번이 첫 반대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