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같은 시황, 엇갈린 성장…정유업계 3분기 온도차, 왜?

박주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1 08:37

가동량 회복에도 성장 ‘희비’…이익률은 ‘한 점’으로
2Q 이익률 15% 오일뱅크…‘정상화 국면’ 진입했나
중동 할인에 수출제한 완화…4Q 전망은 “지켜봐야”

정유

▲올해 3분기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 개선 추이에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면서 양사 간 수익성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사진=챗GPT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3분기 중동발(發) 전쟁 특수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양사의 수익성 개선 추이에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개별 경영 여건에 따라 영업이익 증감 방향이 엇갈린 가운데, 업체 간 수익성 격차는 오히려 크게 좁혀진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올 3분기 매출 15조9276억원과 영업이익 1조20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20.6%,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5.2% 급증했다.


HD현대오일뱅크 정유부문 역시 올 3분기 매출 9조234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9.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2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6% 감소했다. 국제유가·제품가 변동 등 거시적 관점에서 유사한 경영 환경을 누렸음에도 내실 측면에서 양사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정반대 흐름이 주목받는 이유는 양사의 생산설비 가동 환경 역시 유사했기 때문이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모두 지난 2분기 정기보수를 진행하면서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실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40일간 대산 1공장에서 26개 공정의 정기보수를 진행했고, SK에너지 역시 5월 중순께 정기보수로 한 달여간 일부 공정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3분기 들어 정기보수를 마친 양사는 설비의 가동률을 높이면서 석유제품 생산·판매량을 확대했다.



다만 이 같은 환경에도 양사는 이번 3분기 실적에 대해 서로 다른 원인을 지목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중동지역 정유설비 가동 차질과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 제한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 부족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고, 특히 경유를 중심으로 석유제품 수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가동량 확대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는 원화 강세와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손익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지난 2분기 HD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이례적인 수준을 보였던 정유사업 수익성이 '정상화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3분기 원유 수급이나 설비 가동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2분기 대비 가동률도 높아진 것으로 안다"며 “다만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직전 분기에 정유부문이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는데, 평시 업계 이익률이 1~2% 수준임을 감안하면 당시 수치는 대외 여건을 고려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정세를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재고 효과 등 지난 2분기 실적에 반영됐던 일시적인 이익 요인이 일부 축소되면서 양사 간 수익성 격차도 상당 부분 완화되는 흐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SK에너지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 4.9% 수준에서 올 3분기 7.6%로 확대됐고, HD현대오일뱅크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5.5%에서 9.1%로 축소됐다. 양사 간 정유사업 영업이익률 격차는 이 기간 10.6%포인트(p)에서 1.5%p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업계 간 수익성 격차가 대폭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업계의 4분기 성적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일부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며 업계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경유 수출제한 완화 조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할인 기조가 긍정적인 변수로 지목된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29일 국내 수급 안정 등을 전제로 경유 수출한도를 전년 동월 대비 100%에서 110%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수출 물량부터 적용되는 만큼, 업계가 글로벌 경유 공급 부족에 따른 수출마진 강세를 활용할 여지가 커질 전망이다.


사우디의 원유 OSP 할인 기조 역시 원가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중동산 원유의 도입 가격이 낮아질 경우 정유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실질 정제마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이익 개선 폭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원유 도입 계약과 운임, 제품별 생산 비중 등 개별 기업의 영업 여건이 서로 다른 데다 국제유가 변동성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비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 확대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에쓰오일을 제외한 국내 정유업체 다수가 해당 원유의 비중을 50% 수준으로 맞추고 있다"며 “원유마다 성상과 가격, 운송거리가 다르고 장기 용선계약을 활용할 수 있는지도 차이가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전망은 다양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의 OSP가 하락하면 추가 도입 매력도가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기존 장기계약과 공급망 다변화 전략 등을 고려하면 도입 비중을 단기간에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며 “경유 수출제한 완화 역시 수익성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효과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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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주성 기자 입니다. 산업부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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