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편도 5.60달러 부과…일부 수입은 재정 적자 감축 배분
캐나다 노선별 차등 요율 적용…국세청 징수 후 기관에 예산 지원
나리타 시설료·검색 서비스료 구분…승객에게 항목별 비용 안내
독일 법령에 기간별 요율 범위 설정…국내 원가 회수 체계 참고
▲해외 공항의 보안 수수료 징수와 재원 배분을 표현한 이미지. 일러스트=박규빈 기자
[편집자 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를 분리해 두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과 함께 가칭 항공보안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적인 운영 재원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본 기획은 기자가 올해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국내 공항의 재무 구조와 비용 분담, 해외 공항·항만 제도를 분석하고 재원 조달과 입법 과제를 5회에 걸쳐 짚는다.
보안 비용을 일반 공항 이용료와 구분해 징수하는 해외 제도는 국내 공항 보안 수수료 논의의 주요 비교 대상이다. 미국은 연방 보안 업무를 위한 여객 수수료를, 캐나다는 노선별로 다른 보안 수수료를 운영한다. 일본 나리타공항은 시설 이용료와 보안 서비스료를 구분한다. 국가와 공항별 운영 방식은 달라도 보안 비용의 징수 근거와 요금 체계를 별도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설계에 시사점을 준다.
이번 연구는 해외 사례를 정부·공공 기관 중심 모델과 공항 운영자 중심 모델로 나눠 검토했다. 연구의 초점은 보안 원가를 별도로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재원을 확보하는 방식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징수 근거와 사용 목적, 회계 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 미국, 여객 수수료와 공항 시설 재원 구분
미국의 여객 보안 수수료는 통상 '9·11 보안 수수료'로 불린다. 연방 교통안전청(TSA)의 보안 업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로, 편도 여행 기준 5.60달러가 부과된다. 항공권 구매 과정에서 징수되는 보안료와 공항 시설 개선을 위한 여객 시설 이용료는 근거와 사용 체계가 다르다.
이 구분은 승객에게 청구되는 금액의 성격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항 시설을 위한 비용인지, 보안 서비스를 위한 비용인지 항목별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 역시 징수 목적과 대상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보안료 수입 일부를 다른 재정 목적에 배분한 전례도 있다. TSA는 2024년 의회 증언에서 연간 16억 달러의 수입이 재정 적자 감축에 배분되고 있다며 이를 항공 보안에 돌리는 입법을 요구했다. 국내 제도에는 별도 징수와 함께 보안 목적의 사용을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논문이 국내 입법안에 담은 '목적 구속성'은 걷은 돈을 보안에 사용하도록 법률에 명시하는 원칙이다. 독립된 수수료의 징수 근거에 더해 재원의 사용처와 회계 관리까지 규정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진다.
◇ 캐나다, 보안공단 업무와 국세청 징수 분리
캐나다는 항공교통보안공단(CATSA)이 보안 검색 업무를 담당하고, 항공 여객 보안 수수료(ATSC)는 항공사가 징수해 캐나다 국세청에 납부한다. CATSA의 운영비와 자본 지출은 연방 통합재정기금에서 예산으로 지원된다.
논문은 캐나다를 공공 기관이 보안 업무를 총괄하는 모델로 소개했다.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과 국가의 재원 조달 체계를 연결한 사례다. 한국의 항공보안공단 논의에서도 조직의 역할과 수수료의 귀속, 예산 배분을 함께 검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캐나다의 수수료는 국내선과 미국 등 대륙권 목적지, 그 밖의 국제선에 따라 다르다. 캐나다 국세청이 안내한 2024년 5월 이후 요율 중 상품·서비스세 등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국내선은 과세 대상 탑승당 9.94캐나다달러, 상한은 19.87캐나다달러다. 기타 국제선 요율은 34.42캐나다달러다. 발권 장소와 세금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른 항목이 적용된다.
요금은 여정 구성과 발권·세금 조건에 따라 적용된다. 국내선과 국제선 등을 구분한 체계는 이용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요율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문은 이러한 차등 부과 구조를 국내 공항별 요율 설계의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인천공항과 지방 공항의 운영 시간, 시설 규모, 환승 검색 업무 등을 반영해 각각의 비용에 맞는 요율을 산정하자는 구상이다.
징수 대상의 정의도 구체적이다. 캐나다 국세청 안내는 직항편 운항을 계속하기 위한 재탑승과 연결편 환승을 위한 탑승 등을 과금 대상 탑승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한다. 보안료를 설계할 때 한 여정의 각 구간을 모두 별도 부담으로 볼지, 일정한 연결 여정을 하나로 볼지 정해야 함을 보여준다. 국내 제도에서도 환승객의 검색 여부와 과금 기준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나리타, 시설 이용료와 보안 서비스료 나눠 표시
일본 나리타공항은 여객 서비스 시설 사용료와 여객 보안 서비스료를 구분해 안내한다. 공항 공식 안내상 국제선 여객 보안 서비스료는 성인과 어린이 모두 700엔이다. 시설 이용료와 보안료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해 승객이 부담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시설료와 보안료를 분리하면 보안 원가가 변할 때 해당 항목의 조정 이유를 설명하기 쉬워진다. 검색 인력 운영과 관련 설비에 필요한 비용을 제시하고, 다른 터미널 시설 비용과 구별해 논의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요금의 명칭과 산정 자료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참고할 수 있다.
논문은 이러한 요금 항목의 구분을 국내 구분 회계 도입 논의와 연결했다. 보안료의 명칭과 원가, 사용처를 연계하면 이용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설명하고 보안 투자 내역을 제시할 수 있다는 취지다. 국내 제안에는 이를 뒷받침할 법적 용도 제한도 포함됐다.
독일은 항공 보안 수수료 관련 법령의 별표에서 여객 검색 관련 요율 범위를 정한다. 공식 법령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해당 항목의 범위는 4.50~15유로다. 법령이 정한 범위를 바탕으로 개별 요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독일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요율 결정에 법적 기준과 한도를 둘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용 증가를 반영할 통로와 과도한 청구를 통제할 장치를 함께 마련하는 방식이다. 한국에 적용하려면 국내 공항의 원가 구조와 징수 권한, 감독 주체에 맞는 기준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독일 별표는 적용 기간과 일부 공항의 예외도 규정한다. 이처럼 요율의 범위와 적용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식은 국내에서도 예측 가능한 원가 회수 체계를 마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 해외 비교의 결론, 보안 원가와 재원 관리의 제도화
논문은 국가별 요금 체계와 징수 주체를 비교해 국내 제도의 개선 방향을 도출했다. 공항 시설과 보안 서비스에 필요한 재원을 구분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이용자가 징수 목적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내에 적용할 요율은 우리 공항의 원가를 토대로 산정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공항별 인력과 시설, 운영 방식에 따른 비용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부담을 배분하는 원가 회수 원칙이다. 해외 사례는 이러한 제도를 법률과 요금 체계로 구현하는 비교 대상으로 활용됐다.
연구가 제안한 국내 제도는 징수 권한과 대상, 보안 원가의 산정, 독립 계정 관리, 집행의 투명성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방식이다. 수수료를 통해 확보한 돈이 장비 확충과 보안 인력의 전문성 향상에 재투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가 중심 재원 조달, 나리타의 요금 항목 구분, 독일의 법정 요율 기준은 서로 다른 설계 요소를 보여준다. 논문은 이를 토대로 한국의 공항 보안 재원에도 독립적인 징수 근거와 명확한 사용 목적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