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콜옵션 행사 前 의결권 위임…영풍, MBK에 CEO·CFO 지명권 다 내줘

박상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4 10:27

-2024년 9월 체결한 'MBK-영풍' 경영협력계약 재조명

-옵션대상주식, 옵션거래 완료 전 MBK 의사 따라 의결권 행사키로

-고려아연 CEO·CFO 지명권 MBK에 부여…MBK 선임 이사, 영풍 측보다 1명 많도록 규정

-향후 고려아연 경영 주도권 MBK에 양보한 계약

▲고려아연 공개매수설명서

▲▲2024년 10월 4일 정정공시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설명서 중 이사선임 관련 영풍-MBK간 협약 내용 / DART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조항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주주대표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문서제출명령 인용으로 공개된 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영풍 측은 콜옵션 거래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MBK의 의사에 따라 행사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그리고 MBK 측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2024년 9월 12일 체결하고 이후 두 차례(9월 25일, 10월 4일)에 걸쳐 개정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에는 고려아연의 경영 주도권과 관련한 세부 조항이 담겨 있다.


계약서상 의결권 행사 조항에 따르면, 공개매수 완료 후 고려아연 주주총회에 상정되는 안건에 대해 영풍은 MBK가 제안하는 바에 따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특히 콜옵션 대상 주식의 경우 실제 옵션 거래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해당 주식의 의결권을 MBK의 의사에 따라 행사하기로 규정했다.



임원 지명권과 이사회 구성에서도 MBK의 주도권이 명시됐다. 고려아연의 대표이사(CEO) 1인은 MBK가 지명한 이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했으며, 사전 협의 절차는 두되 영풍의 동의를 필수 요건으로 두지 않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지명권 역시 MBK가 독점하며, CFO 선임 시에는 영풍과의 사전 협의 조항조차 배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양측이 지명해 선임하는 고려아연 이사 총수 역시 어떠한 경우에도 MBK 측 추천 이사 수가 영풍 측 추천 이사 수보다 1명 더 많도록 보장했다.


앞서 MBK 측은 2024년 9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한 공개매수설명서의 '보유중인 주식 등에 관하여 공개매수자가 체결한 계약이 있는 경우 그 주요 내용' 항목을 통해 “공개매수자가 CEO 및 CFO를 지명하도록 함으로써 일상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영풍은 이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시장 및 법조계에서는 이번 경영협력계약의 세부 내역을 바탕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이후의 실질적인 지배력과 의사결정권이 MBK 측에 집중되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콜옵션 행사 전 의결권 이전 및 주요 경영진 지명권 양도 등 MBK에 우월한 계약 조건이 영풍 이사회의 의사결정 측면에서 타당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상주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상주 기자 입니다. 자본시장부 redphoto@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