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면 창내리서 시민 40여 명 참여…농촌 풍경에 꽃·나무·동물 그림 입혀
어린이부터 외국인 주민까지 함께한 이색 문화체험…농촌 경관의 새로운 변신
▲사일리지 채색을 하고 있다.
평택=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추수를 마친 농촌 들녘에 색색의 꽃이 피고 동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볏짚을 둥글게 말아 포장한 곤포 사일리지가 시민들의 손길을 거쳐 이색적인 예술 작품으로 변신한 것이다. 평택시가 평범한 농촌 풍경을 시민 참여형 야외 미술공간으로 바꾸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평택시는 지난달 31일 오성면 창내리 일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곤포 사일리지 채색 작업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곤포 사일리지는 수확한 볏짚 등 조사료를 원통형으로 압축해 비닐로 감싼 것으로, 가을걷이가 끝난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평택시는 이 익숙한 농업 자원을 문화예술의 소재로 활용해 농촌에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고자 이번 사업을 기획했다.
행사에는 평택시자원봉사센터 봉사자 등 시민 4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평택 시민예술대학 강사의 안내에 따라 곤포 사일리지 표면에 꽃과 나무, 동물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하얀 포장재는 시민들의 상상력이 펼쳐지는 커다란 화폭이 됐다. 각기 다른 색채와 도안이 더해지면서 들녘에 놓인 농업용 자재는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경관 요소로 바뀌었다.
특히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여러 세대가 참여하고, 평택에 거주하는 카메룬 출신 이주민 봉사자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나이와 국적을 넘어 그림을 매개로 소통하며 공동의 작품을 완성하는 시간이었다.
경기평택항만공사와 평택시로컬푸드재단 임직원들도 사회공헌활동으로 참여했다. 지역 공공기관과 시민이 함께 농촌 공간을 꾸미면서 문화예술 활동이 공동체 참여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별도의 전시관을 짓지 않고 기존 농촌 자원을 활용했다는 데 있다. 농업 현장의 일상적인 풍경에 예술을 더해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곤포 사일리지는 본래 농업용 자재인 만큼 작품의 유지 기간과 관리 방법, 농작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회성 체험을 넘어 지역의 특색 있는 경관사업으로 발전시키려면 농업인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평택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농촌 공간과 문화예술을 접목할 가능성을 살펴보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특화 문화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평택시 문화예술과장은 “농촌의 일상적인 공간에 문화예술을 더해 지역의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가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문화예술과 접목하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