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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가 막으면 AI도 멈추나”...데이터센터 흔드는 ‘규제 파장’ [이슈+]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6 15:06

美 AI 인프라 핵심 거점 ‘텍사스’
민주 히노호사 당선인, 데이터센터 규제

전력·용수 부담 등 문제 삼아
2028년 증설 계획 최대 30.3GW 영향권
증권가 “건설 지연 우려와 투자 축소는 별개”

증시

▲6일 코스피는 장 초반 8% 이상 하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AI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용수 부족을 둘러싼 지역 정치권의 규제가 빅테크의 설비투자 일정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도 AI 투자 위축 우려가 번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제 건설 지연이 반도체 발주 감소로 이어질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데이터센터 '업무 중단'까지 거론...히노호사 '강경 기조'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AI 관련 기업들의 투자 전망에도 경계심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거점인 텍사스에서 신규 사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계획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자인 민주당 소속 지나 히노호사는 5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입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텍사스 주민들을 보호할 법안을 만들 것이고, 그러한 보호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업무들은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산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지역사회에 부담을 전가하면서 자원을 활용하는 관행에는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 (사진=로이터/연합)

히노호사 당선인이 문제 삼는 것은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장에 따른 지역사회의 비용 부담이다. 대규모 시설이 전력과 용수를 대거 소비하면서 주민들이 이용할 자원이 줄어들고 전기요금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을 유예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규제 방침을 재확인했다.


실제 취임 전부터 기업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도 나왔다. 히노호사 당선인은 이날 텍사스 공원·야생동물관리국장에게 연락해 스페이스X와 진행 중인 주립공원 부지 매각 협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페이스X가 보카치카 주립공원 부지 매입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텍사스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해당 공원을 중요한 공공자원으로 지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의 관계에서도 기업의 지역사회 책임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머스크는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를 후원해온 대표적인 공화당 지지 기업인이다. 히노호사 당선인은 머스크와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기업들이 텍사스 주민의 이해관계를 무시한 채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텍사스 주민을 그저 무시하고 달려 나갈 수는 없다. 그것이 지금 바뀐 점"이라고 말했다. 새 행정부 구성 과정에서는 공화당 인사도 참여시키는 등 초당적 협력 기조를 내세웠다.


텍사스의 정책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 지역이 미국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 거점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낮은 토지 비용과 우호적인 기업 환경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해왔다.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현지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미국에서 새롭게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30%가 텍사스에 집중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규 건설 승인에 제약이 생기면 빅테크의 시설 확충 일정과 관련 인프라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데이터센터 30.3GW 영향권...그래도 증권가는 “과도한 공포"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모습.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모습.

다만 증권가에서는 규제 가능성이 곧바로 AI 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진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과 대신증권은 이날 관련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허가 지연 위험은 커졌지만 기존 공급계약이나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훼손됐다는 근거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선거 이전에 설정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시나리오를 적용해 2028년 미국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 가운데 최대 30.3기가와트(GW)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전체 순증설 전망의 48.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이는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을 산출한 것으로, 실제 사업 취소나 투자 철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규제의 영향력도 달라질 수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미국 주요 20개 주에서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데이터센터 33.8GW 가운데 약 75%는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은 신규 인허가를 앞둔 프로젝트에 비해 정책 변화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작다. 반면 2028년 이후 증설 계획은 인허가 절차와 전력망 연결 여부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실제 발주 취소와 기업 이익 전망 하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급락에 동참할 필요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건설 규제 가능성만으로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 실적 전망까지 낮추기에는 아직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대신증권도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확대 계획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앞서갔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선거 승리로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과 비용 상승 부담은 불가피할 수 있지만, 연방정부 차원에서 미국 전역의 건설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다음 주 발표 예정인 코어위브의 3분기 실적이 AI 투자 흐름을 가늠할 지표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매출 성장률과 함께 현금흐름, 이자 비용, 향후 자금조달 계획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할 재무적 여력이 확인되면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차입 부담이 커지거나 설비투자 계획이 축소되면 AI 관련주 전반의 추가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8% 넘게 급락하며 장중 5000선을 밑돌았다. 급격한 낙폭에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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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금융부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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