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수입 업계 의견 수렴…적용 여부는 미확정
국내 업체 형평성 제기…환경 효과·통상 부담 쟁점
▲창고에 팔레트 단위로 쌓여 있는 무라벨 생수.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국산 먹는샘물에만 적용되는 무라벨 의무를 수입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정부 검토 대상에 올랐다. 같은 매대에서 경쟁하는 제품에 서로 다른 규제가 적용된다는 국내 업체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플라스틱 감축 효과와 통상 마찰 가능성이 제도 확대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먹는샘물 수입 업계와 만나 무라벨 전환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수입 제품에도 국내 제조 제품과 같은 의무를 부여할 수 있는지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부는 다른 현안도 함께 다룬 통상적인 업계 협의였으며, 수입 먹는샘물에 무라벨 의무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도 확대 여부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 검토는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제조한 먹는샘물은 올해 1월 1일부터 병에 라벨을 붙일 수 없다. 종전 라벨에 적던 제품 정보는 병마개에 인쇄한 QR코드로 제공한다. 기후부는 2024년 국내 생산량 52억 병을 기준으로 이 조치가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2270t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외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먹는샘물은 의무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소비자가 생수와 비슷하게 받아들이더라도 미네랄 등을 첨가해 법적으로 '혼합음료'에 해당하는 제품 역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국내 업체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매장에서의 제품 식별이다. 국산 제품은 라벨을 없애고 수입 제품은 기존 표시를 유지하는 상황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최근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도영 사장은 무라벨 전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전환 이후 소비자가 제품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지적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 사장은 수입 제품에도 같은 의무가 적용되도록 당국에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규제 확대의 실익을 따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수입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환경 개선 효과에 비해 통상 분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기후부는 먹는샘물 시장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9월 30일 기준 국내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63곳, 수입 판매업체는 107곳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19년 29억5000만 달러에서 2024년 42억6000만 달러, 약 5조7169억 원으로 커졌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7.6%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