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조 한국수자원공사 에너지처장 인터뷰
국내 수상태양광 사업이 시작된 지 5년이 흘렀다. 현재 합천댐 3개, 지난달에 준공한 보령댐 1개를 포함해 총 4개의 수상태양광 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곳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상태양광 개발과 운영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만만찮다. 수상태양광 설비 설치를 놓고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갈등 때문이다.
홍정조 한국수자원공사 에너지처장에게 마찰의 원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수상태양광 사업을 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자원공사에서 수상태양광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은?
"국내 수력발전기의 70%를 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물의 위치 에너지로 작동하는 것이 수력발전인데, 물에는 ‘수온(水溫)’이라는 또 다른 활용 가능 ‘에너지’가 있다. 수온은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았던 접근 방식이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려면 산지가 많은 특성상 100% 음영에 자유로울 수 있는 대지를 찾기는 힘들다. 태양광에너지는 대용량으로 갔을 때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 즉, 1kW를 개발하는데 다른 발전원 보다 많은 면적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1kW 생산하는데 최소 13.2㎡(약 4평) 정도가 필요하다. 이것을 수면에 이용했을 때 상당 부분 점유 면적에 대한 단점이 해소된다.
공사가 운영·관리하는 전국의 댐이 약 35개다. 조사를 해보니 전체 관리 수면적의 약 4.8%를 쓰면 4000MW(연간 56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정도의 태양광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전체 수면적의 4.8%면 그야말로 일부 아닌가.
육상 태양광을 설치하려면 산지도 개발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나무를 베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런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한 게 수상태양광이다."
-2011년 합천댐을 시작으로 5년간 수상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수질이나 주변 시설 환경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환경 영향 논란 왜 생긴 것이고, 환경 평가 결과는 어떤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수상태양광 자체가 생소한데서 나오는 문제인 것 같다. 수상태양광을 시작한 게 불과 5년밖에 안됐다. 그나마도 시험용 수상태양광부터 R&D, 상업용 태양광 개발까지 포함해 가장 오래한 수자원공사가 5년이고, 민간 사업자가 수상태양광을 시작한 지는 불과 1~2년밖에 안된다.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수상태양광 분야에서는 행정적 부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물과 맞닿아 있을 때 용출 현상이나 음·용수에 영향 그런 부분들을 준비하기 위해서 우리가 정부 투자기관이니 5년 동안 환경 평가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던 것이다. 이 비용만 1년에 한 2억 정도 들어간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환경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 과정들은 법적인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검증 설비를 통해서 수 환경, 주변 생태계, 어류 이런 것의 상태 조사를 매달 하고 있다. 이런 것이 국내 시장에서 수상태양광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라고 본다.
수자원공사에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조사를 하고 있다.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때문에 플랑크톤이나 어류, 조류 같은 생물적인 요소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물적 요소에는 큰 영향이 없고 2014년 모니터링 조사 때는 플랑크톤, 조류 등이 2012년 1차 모니터링 때보다 더 다양하게 출현했다. 우리가 분석하기로 구조물 때문에 그늘이 지니까 직접적으로 새의 먹이 활동에 의해서 간섭이 되고 밑에 치어들이 모여들고 치어들에 의해서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것 같다."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주로 뭔가? 국가가 진행하는 수상태양광 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나?
"무슨 사업이든 반발하는 사람은 있다. 순수하게 문제 제기 차원의 민원도 있지만 투기성 민원도 있다. 그것을 헤쳐나가는 게 사업자의 몫이다.
우리는 수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역 주민들이 ‘발전시설을 물위에 띄워놓고 감전되면 어떻게 하느냐?’ 고 하는데 런 부분은 기술적으로 이러이러하다 말씀을 드리고 5년간 축적한 자료가 있다는 말씀을 드려도 그분들의 선입관 자체를 바꾸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전국에 수상태양광이 몇 개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도 생각한다. 합천과 보령에 있지만 이런 시설이 몇 개 더 생기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상태양광 사업 진행에 다른 애로사항은 어떤 것이 있나?
"위에서 말한 수용성이라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어느 지역에서 반대를 한다, 그러면 지역주민들에게 정보전달이 어떻게 됐고, 어떤 문제가 있으니 지역주민들이 원치 않는다’ 이런 게 논의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떼법(법 적용을 무시하고 생떼를 쓰는 억지주장 또는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불법시위를 하는 행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게 시간이 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가령 처음에 패션 아이템이 나오면 ‘호불호’가 갈리지 않나. 점점 눈에 익고 이게 보편화되는 과정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듯이 수상태양광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육상 태양광이 과거에 비해 많이 보급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폐해도 많다. 산에 절토지를 만들어 환경을 훼손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태양광에 대한 불신도 생긴 것 같다. 태양광발전 자체에 대한 일부 오해, 나아가서는 수상태양광 사업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올해 계획은?
"현재까지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는 29개소(수상태양광 4개, 육상 25개)다. 올해 보령댐 태양광(2MW) 보다 규모가 큰 3MW급 수상태양광을 개발하려고 한다. 수자원공사가 댐에만 태양광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2개 시군구 이상에 있는 정수장 옥상 등의 넓은 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해 태양광발전을 하고 있다. 올해 정부가 부과한 신재생에너지의무량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게 목표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