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한은 국민계정 발표…작년 소득 줄고 부채 늘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3.24 16:58
작년 국민소득 6년만에 감소 전환 전망…원화통화 약세와 수출·내수 부진 탓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 사상 최고 예상…소득보다 부채 증가폭 커 가계 여윳돈 줄어


▲1인당 국민총소득(GNI) 추이 (자료제공=한국은행)



[에너지경제신문 김란영 기자] 한국은행이 25일 ‘2015년 국민계정’을 발표한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 진입에 실패하고 전년보다도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한 가계부채에 가계의 여윳돈도 한층 쪼그라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에 국민소득 6년 만에 하락

작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6년 만에 하락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달러 대비 원화 비율이 전년보다 상승하면서 원화 통화가치가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총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값을 달러화로 환산하기 때문에 원화가 절하되면 그만큼 국민소득 수치도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1.49원으로 2014년(1053.22원) 대비 7% 절하됐다.

국민소득이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환율 효과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가뭄 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를 동시에 겪었다. 이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에 그치면서 전년 성장률(3.3%)뿐 아니라 당초 내놓았던 전망치인 4.2%보다도 크게 떨어졌다.

LG경제연구소도 지난해 말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에서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을 2만7100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2014년(2만8200달러)보다 줄어든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감소로 돌아서는 것이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06년 2만823달러를 나타내며 사상 첫 2만 달러대로 진입했으나 10년째 3만 달러 시대엔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급증한 가계부채에 줄어든 가계 여윳돈

소득이 늘어나는 수준에 비해 급격하게 불어난 부채로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은 쪼그라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가계신용통계 기준)은 지난 2014년 138.0%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가계가 세금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보다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해당 비율이 작년에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했을 경우 지난 2005년(105.5%) 이후 11년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게 된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43.0%로 3월 말(138.0%)보다 5%포인트 올랐다. 작년 2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41.1%로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한은이 작년에 2차례 기준금리를 낮추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난, 주택시장 호조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늘어난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78조2000억원으로 통계 편제(2008년) 이후 사상 최대였고 그중 주택대출은 약 90%(70조3000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줄어든 여윳돈에 가계는 지갑을 닫아 지난해 가계의 연간 소비성향은 71.9%로 떨어지며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최근 적자가구의 소득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가구들의 가계의 부채상환 증가는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김란영 기자 niefk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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