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LG전자②] ‘6모션 세탁기’ 반LG정서 자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4.05 00:56

조성진 사장

▲조성진 LG전자 사장.

6모션 통돌이 세탁기

▲LG전자 6모션 통돌이 세탁기. 인터넷 커뮤니티

먼지박힘

▲LG전자 6모션 통돌이 세탁기 사용자가 카페 올린 세탁물 먼지박힘 현상. 네이버 카페


[에너지경제신문 김동규 기자] LG전자는 ‘6모션 통돌이’ 세탁기로 소비자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줬다. 세탁기에 옷이 들어갔다 나오면 먼지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먼지덩어리가 눈에 띄었다. 거름망을 교체해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소비자 불만이 모여 밖으로 불거지자, LG전자는 세탁기 사용 미숙으로 원인을 돌렸다. 졸지에 소비자는 세탁기 사용 패턴 하나 모르는 미련한 ‘촌닭’으로 전락했다.

이런 대처는 자칫 LG전자 가전제품 불매 운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포털 카페나 SNS상에는 LG전자의 6모션 통돌이 세탁기에 대한 불만이 꽤나 많이 돌아다닌다. 특히 수리점검을 받고 난 뒤에도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무상수리를 실시하더라도 공적으로 알리지 않아 문제 세탁기를 쓸 때마다 끌탕하는 소비자 마음에는 반(反)LG전자 정서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6모션 통돌이 세탁기를 출시하며 LG전자는 온갖 수식어를 동원했다. "손빨래 하듯 섬세한 ‘6모션’으로 세탁을 할 수 있다" "보풀·세제찌꺼기 걱정 없이 자동세척이 되는 ‘보풀 클리너’ 기능도 갖췄다"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빨래를 하고 나면 보풀이 일고, 먼지뭉치가 옷에 끼였다.

회원 수가 280만명에 이르는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의 LG 6모션 세탁기 사용자는 "봄이불 하나가 손상되고 먼지로 뒤덮여 있어 놀랐다. 당시 내가 세탁을 잘못 한 줄 알았고, 결함이 있을 줄 생각도 못했다. 거름망 교체까지 했는데도 속옷 빨래에서 먼지가 뭉치로 발견되는 등 또 문제가 생겼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회원 수 240만명의 카페 ‘맘스홀릭’의 LG 6모션 사용자는 "먼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고 서비스센터 전화했더니 기존 필터를 다른 것으로 교체해 준 후 문제가 지속되면 다시 연락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용자가 쓰고 있는 세탁기 모델은 T2503SO으로 역시 LG전자의 6모션 세탁기에 해당한다.

소비자 A씨는 "2013년 구입한 6모션 세탁기가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세탁 후 방바닥에 먼지가 쏟아지는 등 애를 먹었다"며 "AS를 받으면서 통돌이 세탁기가 근본적으로 세탁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어 당황했다"고 전했다. 헌데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의 사용패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며 "고객마다 주머니에 뭔가를 넣어 세탁기를 돌리거나 이물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습관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탁기 먼지 문제를 사용 패턴 때문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세탁기 관련 불만이 최근 몇 년 새 급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세탁기 먼지찌꺼기 관련 불만은 2010년 60건에서 2012년 74건, 2013년 130건, 2014년 857건으로 급증했다. 이런 불만은 드럼 형태에 비해 통돌이형에서 많이 나타났다.

남근아 한국소비자연맹 팀장은 "분리 세탁을 하는 등 세탁 습관에 변화를 줘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조사가 먼지제거 기술 향상에 나서야 한다"며 "세탁기 제조사들은 지금처럼 안이하게 대응하지 말고 경각심을 갖고 원인 파악 등에 보다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영 상명대 교수(소비자주거학과) 역시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신속하게 문제를 인정하고 후속조치를 취하면 된다"며 "특히 수년 전 지적된 문제가 아직도 이어진다면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제기된 문제를 모른 채 먼지찌꺼지 세탁기를 그저 사용하는 사람은 바보가 됐다. LG전자는 이제라도 해당 문제를 알리고 결함에 대한 시정조치에 적극 나서라"고 촉고했다. 본지는 책임 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조중권 LG전자 상무에 두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까지 남겼으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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