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자율주행과 ‘센서 혁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8.27 00:46

김태공 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 이사

[EE칼럼] 자율주행과 ‘센서 혁명’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차가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의 최종 목표는 완전한 자율주행차, 곧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거나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속도와 방향을 맞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 탓에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기능을 어느 범위까지 확장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올해 5월 미국에서 자율주행 모드(오토파일럿)로 도로를 달리던 테슬라 모델S가 트럭과 충돌해 최초로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옆면이 흰색으로 칠해진 대형 트럭이 모델S 앞에서 좌회전 중이었는데, 이 트럭을 모델S와 운전자가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이번 사고는 비극적 손실"이라며 "사망자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힌다"고 했지만 자율주행 기능의 안전성 논란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한 누적거리가 약 2억900만km에 달한다며, 일반 자동차 사고가 9700~1만5000km 주행에 1회 꼴로 일어나는 데 비해 오토파일럿 기능에 의한 사고 발생 빈도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훨씬 낮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을 마치 완전한 자율주행차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여전히 대다수 자동차 사고가 운전자의 판단 오류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완전 자율주행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BMW·포드·도요타 등도 기술과 사람의 어설픈 결합보다는 완전한 자율주행이 낫다고 보고 있다. 포드는 8월16일 상용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핸들, 가속페달, 브레이크페달이 없는 ‘레벨4 자율주행차’를 2021년에 내놓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 기술을 총 5단계로 분류한다.
레벨0: 비자동화 자동차
레벨1: 특정 자동화 기술 적용 자동차
레벨2: 복합 자동화 기술 적용 자동차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차(제한적 수동 제어)
레벨4: 완전 자율주행차(운전자 조작은 없음)
흔히 레벨2와 레벨3을 ‘부분 자율주행’으로 간주한다. 두 단계 모두 조향장치와 가속페달을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레벨2는 운전자가 상황을 항상 주시해야 하지만 레벨3은 일시적으로 주시하면 된다는 차이다. 즉, 레벨2까지는 사람이 자동차를 통제하지만 레벨3부터는 사람보다 자동차가 주행을 통제한다는 뜻이다.

이런 기술을 가능하게 만드는 근본이 바로 센서(sensor, 감지기)다. 인지-판단-제어로 이어지는 사람의 지각능력 가운데 가장 우선인 ‘인지(認知)’ 기능을 센서가 대신하는 것이다. 실제로 센서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미세한 수치까지도 잴 수 있다. 더욱이 시각, 청각, 촉각 등 인간의 공감각(共感覺) 또는 환각(幻覺)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는 지각 오류로부터도 자유롭다. 운행 중 정확한 정보와 수치를 제공받기만 한다면(인지되면) 판단과 제어는 인공지능 몫이다. 인간을 이기는 ‘알파고’의 치밀한 계산능력을 보지 않았는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아시아 2016’에서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은 올해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키워드는 ‘센서라이제이션(Sensorization)’이라고 선언했다. 각각 제품 본연의 기능을 뛰어넘어 이제는 기기 서로 간 연결을 통해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센서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60조원을 조금 웃돌았던 전 세계 센서 시장이 올해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물인터넷(IoT) 현실화로 매년 8%씩 성장하면서 IT 산업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는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센서 개발업체인 해외 스타트업 기업 5곳을 사들인 이유다.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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