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투자·고용·소비 하락…워터게이트 판박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11.17 17:47

▲(그래프=한국개발연구원)


[에너지경제신문 최홍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멈춰버린 한국 경제가 최근 경제지표에 그대로 드러났다. 해법으로 작용할 경제입법 사안은 정국 불안정으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고 수출부진의 빈틈을 메울 민간소비는 더욱 침체되고 기업 투자마저 위축되면서 앞으로의 경제전망은 더욱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1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대내외적 부정적 여건으로 수출 감소가 지속되면서 제조업생산과 고용이 부진한 상태에 머물렀다"며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투자도 축소되면서 경기 전반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DI가 분석한 설비투자·고용·소비지수를 보면 모두 하락하는 등 총체적인 ‘경제 악순환’에 빠져든 모양새다.

설비투자지수를 보면 운송장비 부문의 경우 8월 -10%대를 기록했지만 9월에 접어들면서 -25%까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운송장비 설비투자는 지난해 9월과 비교했을 때 65%p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계류 설비투자지수도 2년 연속 10%대에 머물렀다.

기업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생산 역시 하락한 것은 물론이다. 서비스업과 전산업은 8월에 5%대의 생산지수를 보였지만, 9월로 접어들면서 각각 3%, 1%대로 하락했다. 광공업의 8월 생산지수도 2%대에서 9월 -2%로 떨어졌다.

기업의 생산력이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업률도 증가했다. 실업률은 지난 7월 3.6%대에서 9월 4%대까지 올랐다. 또 2분기에 기록한 소비자심리지수 104가 3분기까지 이어지는 등 소비도 얼어붙은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16일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지난 7월 발효한 ‘서비스발전전략’에 대해 점검했지만 차세대 산업인 원격의료, 인터넷은행 등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해 혼란만 가중한 모양새다.

경제관련 법안도 정치권 혼란으로 제자리이다. 서비스업을 지원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의료 민영화 논란에 발목이 잡혀 지난 2011년 이후 5년째 국회에 계류하고 있다. 규제프리존 안에서 공유숙박업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도 19대에 이어 20대 국회까지 이어져왔다.

이외에도 노동개혁 4법, 규제개혁법 등 정부와 여당의 중심으로 추진되는 법안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과 독대한 사실이 드러나, 정부의 경제활성화법들이 대기업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어서다.

류홍채 한국정치법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경제입법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교착되어 있는 현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스캔들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정치적 스캔들로 인한 경제침체 양상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나타난 바 있다.

최준영 인하대 교수(정치외교학)의 연구논문 ‘스캔들, 경제적 성과, 그리고 대통령 지지율: 미국의 경우’(한국정당학회보, 2014년)에 따르면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발생했던 당시 인플레션율은 1972년 0.009%에서 1974년 0.03%로 증가했다. 실업률 역시 1974년 5%대에서 1년만에 9%대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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