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OPEC과 협력" 말 한마디에 7조원 벌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11.17 16:33

Working oil pumps

▲이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빈에 모인다. 회의에 앞서 비 OPEC 산유국인 러시아도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러시아 또한 감산 발언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말 한마디에 러시아 정부는 4000억루블(7조2640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4월 카타르 도하 회담 이전에 러시아가 동참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집계된 금액이다.

이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빈에 모인다. 회의에 앞서 비 OPEC 산유국인 러시아도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9월 말 알제리에 모인 OPEC 회원국들은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했다. 그리고 국가별 감산 쿼터를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30일 정기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지난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감산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와 OPEC이 협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국제유가는 뛰어 올랐다. 지난 1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27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해 올해 현재까지 평균 유가는 배럴당 44달러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반등함에 따라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에게도 호재가 됐다. 익명의 한 정부 측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 정부가 얻은 수입이 4000억루블에서 7000억루블(7조원~13조원) 사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정부 수입 중 40%가 원유 및 가스를 통해 발생한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며 러시아의 재정 적자 규모는 6년 만에 최대치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에 이달 말 OPEC 회담에서 감산이 결정될 경우 러시아가 동참할 유인도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유가 부양은 러시아 정부에게는 수입 증가로 직결된다. 유가 상승세와 함께 지난 2월 1850억루블에 그쳤던 정부의 원유 관련 세수는 지난 6월 이후 매달 3000억루블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입장은 아직 모호하다. 러시아의 지난달 산유량은 일평균 1120만배럴을 기록해 지난 1월 1090만배럴보다 증가한 상태이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석유장관은 "이달 OPEC이 감산 합의를 마무리 짓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면서도 "감산보다는 동결을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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