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삼성號, 비상 경영체제 돌입…이부진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2.17 07:36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두번째 고비를 넘지 못하고 구속됨에 따라 삼성그룹은 오너 2세와 3세가 모두 자리를 비우는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을 맞아 그룹의 새판을 짜려던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9조3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자동차 전장 기업 하만의 주주총회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과반 이상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데 이 부회장의 구속이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해 갤럭시노트7 결함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S8 모델 양산을 계획중이었다.

삼성 측 비상경영 시나리오는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합동 협의체, 미래전략실이 한시적으로 콘트롤타워를 맡는 방안, 이부진 사장 등 다른 오너의 대체 등 세가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이건희 회장 사퇴 당시에도 사장단협의체로 그룹을 운영한 바 있어 전문경영인 협의체가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 측은 권력의 압력에 못이겨 뭉칫돈을 뜯긴 피해자였다는 입장이지만 그 대가로 경영권 승계를 보장받으려 했다는 의혹이 결국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재계는 정경유착을 끊겠다는 특검의 수사 역시 정치적 고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재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호텔 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는 이부진 사장의 그룹내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를 반증하듯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직후부터 주식시장에서 호텔신라의 주식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청구가 이뤄진 전날에는 15.05% 주가가 뛰었다.

호텔신라 측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더라도 이 사장의 그룹내 입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견지하며 그동안 추진해왔던 호텔·면세점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부진·서현 자매는 조용한 경영행보 스타일"이라며 "호텔신라의 우선주는 물동량이 작아서 변동폭이 크다"며 "이 사장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등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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