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철훈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교수
[EE칼럼] 100% 완벽한 원전부지 세계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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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철훈 한양대 공학대학원 교수(비즈(주) 법률고문) |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2012년 원자로등규제법을 통해 원전의 운전기간을 40년으로 제한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개정은 정치적 성향이 강한 내용으로 운전기간을 40년으로 한정함에는 아무런 기술적 근거나 이유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총선을 통해 형성된 여소야대의 정치적 지형은 국내의 원자력 관련 법률의 개정을 야당이 중심이 된 의회가 주도하면서 원자력안전법,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원안위법), 방사능방재대책법, 원자력진흥법, 국원자력안전기술원법 관련 다수의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전통적 권력분립이론에 따르면 입법기능은 국회, 집행기능은 행정부, 사법기능은 법원이 담당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국회가 모든 법률을 제정하기보다는 전문적이고 입법의 필요를 더 잘 아는 정부가 법률안을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이를 심의 의결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원자력 분야의 입법은 그 전문적 성격으로 인해 일찍부터 행정입법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 왔으나, 최근 의원입법의 폭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원자력 관련 법률안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이에 대한 검토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원자력안전법 제10조 관련, 의안번호 2005389(제안일자 : 2017.02.02.) 이 법안은 바른 정당 소속 장제원 국회의원 등 13인의 국회의원들이 개정발의를 했다. 개정요지는 현행 원자력안전법 제10조 제3항에서 ‘위원회는 발전용원자로 및 관계시설을 건설하려는 자가 건설허가신청 전에 부지에 관한 사전 승인을 신청하면 이를 검토한 후에 승인할 수 있다’라는 규정에 ‘다만, 위원회는 사전 승인을 신청한 부지의 반경 32㎞ 이내에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23조에 따른 활성단층이 있으면 승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단서규정을 신설했다. 이와 같은 단서규정을 신설한 주요이유는 현행 원자력안전법 제10조는 발전용원자로 및 관계시설의 건설허가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원전건설규정과 같이 원전부지에서 반경 32㎞ 이내에 활성단층이 있으면 원전 건설을 금지하는 등 원전부지 불허가사유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각종 지침은 어디까지나 일정한 기준(guideline)을 제시하고 권고를 하는 것이며, 강제성을 가진 규정은 아니다. 원전부지에서 반경 32㎞ 이내에 활성단층이 있다고 해 무조건 건설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부지에 대한 보강 공사 및 내진설계의 강화를 통해 활성단층에 의한 위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면 활성단층이 있더라도 건설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연적으로 100% 완벽한 조건을 갖춘 원전부지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이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원전부지의 선정은 가능한 활성단층지대를 피할 필요성은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면적이 협소한 국가에서는 이에 대한 사항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개정안에서 인용된 지진 화산재해대책법 제23조 제3항에서도 ‘활성단층이 고려된 내진기준에 맞게 설치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허가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단서조항의 신설은 재고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