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양극화’…명품부터 만원대 완구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5.05 09:58

-보통 2만원대 선물…유아전동차·명품 아동복도 인기
-"선물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해마다 어린이날이 돌아오면 자녀의 선물 준비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은 가운데, 어린이날 선물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예년보다 어린이날 인기 선물의 가격대가 다소 낮아진 가운데 100만원대의 고가 선물도 인기몰이 중이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어린이날 전체 완구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남아용 완구’의 인기선물 가격대가 전년대비 다소 떨어졌다.

이마트에서 어린이날을 앞둔 최근 1개월(3월22일~4월21일)동안 완구매출 1위는 ‘터닝메카드W 아머피트 레드’(2만1600원)였다. ‘터닝메카드W 제트 옐로우’(2만2400원), ‘터닝메카드W 디스크캐논 레드’(2만2400원), ‘터닝메카드W 버키 화이트’(1만9900원), ‘베이블레이드 로스트 롱기누스’(1만9900원) 등 정상가 1만~2만원대 제품들이 매출 1~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어린이날 인기상품 가격대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판매 1위 ‘헬로카봇 K캅스’는 정상판매가 11만9000원이었다. 올해 1위 상품과의 가격차가 정상가 기준 약 10만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레고 포트렉스’(13만9000원), ‘레고 클레이의 블레이드전차’(5만9900원), ‘터닝메카드 바벨마젠타’(1만9200원), ‘터닝메카드 메가드래곤’(6만9600원) 등 지난해 판매 2~5위 제품은 한 제품을 제외하면 5만원 이상인 장난감들이다.

어린이날 선물도 가성비를 살피는 부모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영유아 엄마들이 자주 찾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5만원대로 아이 셋 어린이날 선물을 해결했다" "장난감 싸게 사는 법" 등 저렴한 가격대로 어린이날 선물을 해결했다는 글이 최근 많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어린이날을 맞아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선물을 준비하는 부모들도 있다.

옥션과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헤네스 유아전동차 브룬’은 70만~100만원대지만 중고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될 만큼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 버버리칠드런, 구찌키즈 등 명품 아동복 브랜드의 제품을 어린이날 선물로 구매하기도 한다. 보통 옷 한벌에 20만원~ 40만원대, 신발 한 켤레에 40만원대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최근에는 전동휠,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 등 퍼스널모빌리티(PM)도 인기몰이 중이다. 가격은 10만원 미만의 저가형부터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급형까지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어린이용 완구 대비 판매가격이 높은 편이다.

전동휠과 킥보드를 판매 중인 한 사업자는 "59만원 가량의 전동휠이 매달 100개씩 팔려나간다"면서 "PM을 이용하는 아이돌그룹 등 연예인들의 모습이 최근 자주 방송되면서 청소년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아동교육전문가들은 선물의 가격대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라고 조언한다.

조형숙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와 외식을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는 형식적인 만남보다 집이나 가까운 공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으로부터의 사랑과 안정감이 영유아기 인지능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지난 1일 전세계 16개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 한국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가족과 노는 시간’이 16위로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어린이날에 부모가 자녀와 시간을 보낼 수 없다면 또래 친구들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며 "자녀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주고 싶다면 레고, 구슬 끼우기 등 다양하게 활용하며 놀 수 있는 ‘비구조화된 장난감’을 사주는 것이 창의력 발달에 좋다"고 밝혔다.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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