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국제표준 우리가 만든다"...美·獨 vs 日 '신경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01 14:59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AP/연합)


전기차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급속충전기 국제표준 규격을 둘러싸고도 일본과 미국·유럽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국제표준 규격은 신흥국 전기차시장 주도권 구축에도 영향을 준다. 국제표준화에서 뒤처졌던 일본은 기술 무상제공을 통한 진영 넓히기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이다.

전기차는 완전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항속거리가 짧은 것이 최대의 약점으로, 보급을 위해서는 급속충전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세계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

일본세력은 2010년 EV를 양산하는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 자동차, 도쿄전력 등을 중심으로 ‘CHAdeMO(차데모)협의회’를 설립, 독자적인 급속충전 규격인 ‘차데모’ 방식 확산을 시도했다.

이에 독일 폭스바겐(VW)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유럽진영이 독자규격인 ‘콤보’로 대항하고 있다. 현재는 차데모 충전기가 전 세계 1만5000여 곳에 설치돼 가장 많다.

미국·유럽에서는 차데모와 콤보 양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충전기가 주류가 돼가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에서는 향후 거의 백지상태에서 충전인프라 정비작업을 하게 된다.

미국·유럽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백지상태인 신흥시장에 자신들의 충전기 규격이 채용되면 전기차 수출을 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급속충전기 국제규격 진영확대 다툼은 향후 더 격화될 전망이다.

작년 11월 VW, BMW,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제조업체들과 미국 포드자동차가 협력해 2020년까지 유럽 수천 곳에 급속충전기를 보급한다고 발표했다. 콤보 진영의 반격 선언인 셈이다.

관건은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이다. 중국은 독자적인 전기차 급속충전 규격을 가졌지만, 일본이 오랜 기간 기술 협력을 진전시키고 있어 주요 부문 규격은 차데모와 같다.

차데모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연차대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과 친화도를 높이고 인도에도 아낌없이 기술을 공개해 진영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타협 조짐도 있다. 일본과 독일 정부는 지난 3월 ‘하노버선언’을 통해 상품과 인터넷을 융합시키는 기술분야 협력 방침에 합의, 충전기 인프라 제휴도 모색하기로 했다. 차데모와 콤보간 호환성도 높이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 충전 표준은 유럽이나 일본처럼 독립적인 충전 표준 없이 직류(DC)차데모, DC콤보(타입1), 교류(AC) 3상 등 3종을 모두 수용한 단체 표준을 쓴다. 최근 정부가 국가 단체 표준을 콤보(타입1)로 통일하기로 해 앞으로 경제성은 분명히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충전 속도만큼은 세계 추세를 따라갈 수 없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출력 급속 충전 규격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출력 급속 충전으로 충전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기 때문에 충전 서비스 시장도 늘어날 것이다. 충전 표준 문제 더 늦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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