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은행 등 7대 시중은행, 여성임원 비율 7.54%…‘여전한 유리천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7.21 07:54

임원 159명중 여성 임원 12명…행원 출신 승진가능성 0.02%

▲7대 시중은행 사외이사 포함 여성임원수.(자료=금융감독원)


산업계 전반에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권은 견고한 ‘유리천장’ 때문에 관련 직종 여성 종사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의 여성임원 비중은 7%대에 머물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신한·KB국민·SC제일·KEB하나·IBK기업·한국씨티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임원 총 159명(사외이사 포함) 중 여성임원은 12명으로 전체 임원의 7.54%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직원 8만3232명 중 여성직원이 51.31%(4만2711명)를 차지하지만 행원으로 입사해 임원으로 갈 수 있는 승진가능성은 남성 직원의 경우 평균 0.19%, 여성 직원은 0.02%로 여성이 임원에 오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여성임원이 가장 많은 은행은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내은행의 경우 국민과 기업은행이 2명, 하나은행이 1명,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여성임원이 1명도 없었다.

은행별로 보면 먼저 우리은행은 전체 직원 1만5740명 중 여성 직원이 8033명(51.03%), 남성 직원 7707명(48.96%)으로 여성 직원이 약 300명 더 많았다. 그러나 32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이 전무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위성호 행장이 ‘아시아 리딩뱅크’로의 진입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15년 신순철 부행장이 퇴임한 이후 여성임원이 2년째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직원의 경우에는 남성 직원 8030명(55.92%), 여성 직원 6328명(44.07%)으로 남성 직원이 더 많은 구조다. 이는 아직도 조직내에서 남성 우월주의 성향이 많을 수 있다는 반증이다.

이어 하나은행은 29명의 임원 중 황덕남 사외이사를 제외한 28명이 모두 남성임원이었다. 그러나 직원 현황을 보면 총 1만4072명 중 남성 직원 5867명(41.69%), 여성 직원 8205명(58.30%)을 차지해 여성 직원의 비율이 더 높았다.

반면 국민은행은 행원에서 출발해 임원이 된 박정림 부행장과 박순애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렸지만 21명의 임원 중 2명이 여성 임원이었다. 박 사외이사는 공무원연금공단 비상임이사와 예금보험공사 정책자문위원을 맡은 인물이다. 전체 직원은 총 1만8254명 중 여성 직원이 48.50%(8855명), 남성 직원은 51.49%(9399명)로 남녀비율이 7대 시중은행 중 가장 양호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2월 선임된 최현숙 부행장과 성효용 사외이사를 제외한 19명의 임원이 모두 남성이었다. 그러나 전체 직원 1만2741명 중 여성 직원(6954명, 54.57%)이 남성 직원(5787명, 45.42%)보다 약 1167명(9.15%) 많았다.

반면 외국계 은행의 경우 사정이 좀 낫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여성직원 비율은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지만 여성임원의 비율은 각각 18.75%, 25%로 높은 편에 속했다.

특히 씨티은행의 4명의 여성임원 중 김미현 사외이사를 제외한 김정원 부행장, 유명순 수석부행장, 황해순 상무는 전부 같은 대학(이화여대) 동문이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여성이 육아휴직 등으로 경력 단절이 발생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여성 임원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가 유리천장이 아니라 ‘유리벽’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리벽은 여성이 구조적으로 승진 경쟁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영업점과 지역본부, 스마트금융센터, 외환사업부 등에 집중 배치돼 출발부터 승진에 차별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노조 한 관계자는 "은행권 내에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여성 직원들이 승진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남성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접대문화를 바로 잡아 건전한 영업문화를 만드는 게 ‘유리천장’과 ‘유리벽’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복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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