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에 올해 와인 생산량 ‘뚝’…56년래 최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0.25 17:49


Black bottle and glass of red wine with grapes and barrel

▲(사진=이미지 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올해 유럽 포도밭을 덮친 기상 악화 탓에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56년 만에 최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포도와인기구(OIV)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와인 생산량이 2억4670만 헥토리터(100ℓ)에 그쳐 지난해보다 8%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1961년 2억1350만 헥토리터 이후 최저다.

이러한 급락은 올해 봄철 늦서리와 여름철 무더위가 겹치면서 유럽 남부에서 포도 농사가 흉작이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생산지인 이탈리아에서 23% 줄어든 것을 포함해 프랑스(-19%), 스페인(-15%) 등 3대 와인 산지가 나란히 급감을 예고했다.

4번째 와인 생산지인 미국은 지난해보다 1% 줄어들어 선방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달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의 영향이 반영하지 않은 전망치여서 감소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

반면 남미에서는 지난해 엘니뇨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던 와인 생산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아르헨티나 25%, 브라질 169% 등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와인 수요는 2억4000만∼2억4580만 헥토리터 정도로 전망됐다.

생산량 급감이 와인 가격에 곧장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그해 생산량보다는 이전 재고량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대표적 산지의 와인 품질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기후 변화는 와인의 맛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워지고 건조한 기후에는 인기 있는 스페인산 와인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포도가 더 빨리 익는다. 하지만 그 후에 와인의 맛, 향 그리고 전반적인 품질을 떨어뜨린다.

영국의 한 연구기관은 1998년과 2012년 사이에 수확된 포도를 분석했다. 분석에 쓰인 포도의 종류는 마카베오와 파랄레다다.

이 연구의 저자는 기후 변화에 따라 포도들이 어떻게 자랄 수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수학 공식을 만들었다. 지구온난화가 포도 재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포도 재배 철의 평균 온도는 2020년까지 3.3℃ 상승하는 것으로 나왔다.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해지면 포도의 수분 함량이 낮아진다. 그 말은 즉 와인의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포도가 높은 기온에 노출되면 숙성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설탕을 넣어야 하고 알콜 함유량이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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