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개발자와의 대화#3 ①]말랑스튜디오 "아침엔 널 무조건 깨울거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1.08 10:52
사진(5) 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

▲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 (사진=구글코리아)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조금만 더’, ‘5분만’, ‘딱 5분만 더’

매일 아침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뻐근한 몸을 일으키고자 할 때면,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그렇다고 5분만 더 이불 속에서 보낼 순 없는 노릇이다. 깜빡하고 졸기라도 한다면 지하철역까지 100m 전속력 질주를 해야 하는 상황을 면치 못한다. 피곤한 직장인들의 아침 기상을 좀 더 산뜻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깨울 순 없을까?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는 지난 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개최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세 번째 행사에 참여해 "알람몬은 알람앱으로, 그 자체는 굉장히 심플한 컨셉"이라며 "매일매일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자 이와 같은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말랑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알람몬’은 이런 발상을 기반으로 태어난 애플리케이션이다. 액션 게임, 퍼즐, 리듬 게임, 미니 뮤비, 영상 통화 타입 등 10가지 이상의 알람 UX(사용자 경험)을 활용해 기존 앱과 색다른 알람 및 시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간단한 버튼 클릭이나 명령어만으로 알람을 끄거나 컨트롤 할 수 없다. 핸드폰 화면을 스와이프하거나 알람 종료를 터치하는 간단한 방식으로는 알람이 꺼지지 않는다. 이말인 즉, 한 번 알람을 설정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그것을 종료하기까지는 꽤나 수고로운 노력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알람을 종료하고 5분간 침대에서 뒹구는 시간 같은 건 일체 허용하지 않는다.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내건 타사 알람앱과 차별화된다.

사용자는 시끄럽게 울려대고 있는 알람을 종료하기 위해 게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등 일련의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게으른 마인드, 나긋한 분위기 등을 해소한다. 알람을 종료했을 즈음 이미 정신은 또렷이 돌아와있다. 알람 시계를 기본 3개 정도 설정해 놓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람몬이란 앱을 알고 있을 테다.

김 대표는 "알람앱 기본 컨셉을 바탕으로 기능적인 접근과 시도로 변화를 추구했다"며 "게임이나 특유의 시끄러운 소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차별화를 뒀고, 컨셉에 따라 감성적인 스토리를 제공하면서 서비스를 구성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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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스튜디오 회사 로고


◇ 2년간 공백 끝에 기록한 글로벌 다운로드 2700만

말랑스튜디오는 지난 2011년 5명의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모인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7년이 흐른 현재, 말랑스튜디오에서 탄생한 알람몬은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6년 1월 기준으로 2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2000만 이용자들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국내 비중은 불과 30%에 불과하다. 서비스 이용률 70%가 해외에서 집계되고 있으며, 특히 대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대만 시장의 경우, 현지 법인까지 세워가며 많은 일들을 진행했다"며 "코카콜라와 미닛메이드 간 협업을 통해 매일 아침 기상을 돕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타이밍 좋게 구글에서 피처드로 선정돼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말랑스튜디오는 지난 2012년 알람몬을 통해 첫 성공을 거뒀으며, 노력에 따른 과실은 2013년 말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매출로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약 2년이란 시간 동안은 뚜렷한 성과도, 매출도 없었던 암울한 시기였던 것.

설립 멤버들이 각자 좋아하는 분야의 앱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을 당시, 김 대표는 의료영상 처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당뇨병 환자를 위한 데이터 디지털화 앱을 개발했다. 오랜 시간 공들인 만큼, 기대도 컸으나 결과는 대실패. 개발자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한계로 지적됐다. 실제 사용자 연령대는 40~50대였으나 정작 앱에 수록된 글씨체는 작고 미학적 부문에만 치중돼 있었다. 그는 유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게 주요 원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을 거점으로 첫 해외 진출을 시도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고 김 대표는 언급했다. 그가 꼽은 주요 원인은 △마케팅 비용 부족 △현지 시장에 대한 몰이해였다. 한국의 경우 아침에 몇 시까지 꼭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과 라이프스타일 속에 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조금 더 자면 안돼?’ 같이 여유로운 분위기가 만연했다. 우리와 다른 문화 및 정서 차이로 인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미국시장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한국과 왜 다르게 나타나지?"라고 고민했었다며 "각 국가별로 선호 콘텐츠와 니즈가 다르다는 것을 경험했고, 이에 따라 국가별로 맞는 알람을 구현하는 동시에 플랫폼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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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몬 앱 아이콘


◇ 연예인이 내 아침을 깨우리라…K-Pop 스타 목소리 구현


차기 계획과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케이팝(K-Pop) 스타 목소리를 알람몬에 적용, 연예인 목소리가 이용자들의 아침을 깨울 수 있도록 서비스화해서 판매하는 사업이다. 말랑스튜디오 측에 따르면 이미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예상과 달리 한국보다 해외에서 반응이 좋았다.

김 대표는 "외국 친구들의 경우, 케이팝 스타를 아무리 좋아해도 뭔가를 구매한다거나 살 수 있는 아이템 같은 게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이런 환경 탓에 연예인 목소리 콘텐츠가 나왔을 때 열광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사업 초기, 연예인 목소리 저작권을 얻기 위해 연예기획사에 찾아가면 인지도 측면에서 부족했기에 홀대를 받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이에 콘텐츠화 가능한 캐릭터를 시범적으로 출시했고, 해당 사업의 유명세와 인기를 증명한 결과를 기반으로 첫 계약을 YG와 체결할 수 있었다. 첫 문을 두드리고부터 첫 계약을 체결하는 데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3년.

김 대표는 "살면서 단 한번도 효도를 해본 적이 없는데, (구글플레이 광고가) TV에 나온 것을 보면서 부모님이 좋아했다. 구글 덕분에 큰 효도를 한 셈"이라며 "앞으로 앱에 대한 용량 최소화 문제와 함께 어떻게 하면 크래쉬(앱 간 충돌)가 나지 않는 환경을 구현할지에 대한 기술적인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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