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개발자와의 대화#3 ③]프로그램스 "모든 콘텐츠 개인화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1.08 10:53
사진(7) 프로그램스 박태훈 대표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 (사진=구글코리아)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2003년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해오고 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화면을 보여주는 게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개인마다 취향과 관심사가 다른데, 그걸 개인화해서 보여줘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가 영화 추천 프로그램 ‘왓챠(Watcha)’를 개발한 배경이다. 그는 구글플레이에서 개최한 ‘개발자와의 대화’ 세 번째 행사에 참석해 맞춤형 콘텐츠 사업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그램스는 ‘개인을 제일 잘 아는 서비스가 되고, 더 즐거운 문화경험을 만든다’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지난 2011년 설립돼 개인의 취향을 분석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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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스 회사 로고


◇ 일본 교두보로 미국까지…이제 맞춤형 콘텐츠가 ‘대세’

현재 왓챠는 국내에서 300만 가입자를, 일본에서 10만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해외 출시가 된 곳은 일본이 유일하다. 한국에서는 영화, TV, 도서 등에 대한 예상 별점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서비스를 지원하는 중이다.

박 대표는 "창업 이후 ‘영화 분야부터 모든 콘텐츠 분야에 개인화 콘셉트를 적용하겠다’란 생각으로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서 "최근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깨닫고 ‘왓챠플레이’를 출시·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왓챠플레이는 2016년 출시된 월정액 VOD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국내외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풀 HD급 선명한 화질로 제공한다. 지난 4년간 쌓인 유저들의 별점 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만 저작권 관련해서 40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안드로이드·TV 등에 대한 대응도 신속히 이뤄져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 진출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일본이 개인화 콘텐츠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박 대표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콘텐츠에 맞게 소비하는 성향이 굉장히 강하다. 한국의 경우, 멀티플렉스 상영작이나 대세를 따라가는 쏠림현상이 있으나 일본은 그렇지 않다"며 "3년 정도 공을 들였으며, 일본 현지에 별도 자회사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향후 왓챠 영어버전 출시와 함께 북미시장 문도 두드릴 계획이다.

콘텐츠는 전 사업 분야에서 혁신을 하기에 필요한 핵심 재료라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에는 경험에 의존한 의사결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과 평가가 주요한 가치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왓챠 도서를 지난 8월 8일 런칭했는데, 10주가 지난 뒤 ‘82년생 김지영’ 도서를 기준으로 교보문고·알라딘·YES24 별점을 합친 것보다 우리가 2배 많이 정보를 획득했다"며 "그만큼 개인화된 취향, 정보를 수집하는 데 특화된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했다.

왓챠플레이 이용자들의 월 평균 이용시간은 1007분으로 매달 1인당 약 16.7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2016 올해 최고의 앱’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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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챠플레이 앱 아이콘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글로벌 공룡기업도 안 두렵다

넷플릭스와 왓챠가 비슷해서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에는 추천 기술의 차이를 설명하며 왓챠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를 위주로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재편성할 수 있지만, 왓챠는 철저히 개인에 최적화된 콘텐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가 오래전부터 밝혀왔듯이 TV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MBC 틀면 MBC 나오듯, 넷플릭스 틀면 넷플릭스 콘텐츠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마존은 ‘커머스(Commerce)’ 영역에 속하기에 콘텐츠 추천 분야와 다른 영역에 속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는 "‘무엇을 추천하느냐’는 물음만큼 중요한 게 ‘왜 추천하느냐’란 설득"이라며 "해당 콘텐츠를 이용자가 왜 재미있게 볼 것 같은 지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왓챠가 제일 잘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왓챠가 선호하지 않는 멜로영화를 줄곧 추천하기도 하는데, 이럴 시 (개인에 딱 맞는 추천으로) 감동해서 인생영화가 되기도 한다"며 이와 같은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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