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동원 교수 "최흥식 원장, 금감원 인력 전문화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2.22 17:41

"금감원 기득권 내려놓고 신뢰 회복해야"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융감독원의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았다.


"금감원 인력은 전문화돼야 한다. 전문성을 키워 신뢰를 높이고, 진정한 감독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의 위원장을 맡은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21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동원 교수는 "앞서 금감원은 4개 기관이 합치면서 화합적 융합 차원에서 순환보직을 했지만, 지금은 공무원화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검사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면 효율적인 검사가 이뤄지기 어렵다. 외국처럼 자리를 정해놓고 적임자를 뽑아 퇴직까지 그 일만 하거나, 직군별로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금융감독·검사 제재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혁신TF는 크게 ▲금융회사의 업무부담 완화를 위한 감독·검사 체계의 효율적 재설계 ▲ 제재대상자를 위한 다양한 권익보호 장치 도입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감독·검사 기능 대폭 강화를 주 내용으로 제시했다.

고 교수는 "혁신안이 기본적으로 금융감독원에 부담되는 내용도 있지만, 크게 보면 금감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독기관이 금융기관에 윽박지를 게 아니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안을 충실히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혁신 방안에서 '대심(對審)’ 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현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제재 대상자가 진술하고 퇴장하면, 담당 금감원 검사역이 출석해 의견을 개진한다. 고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제재 대상사와 검사역이 사실 관계와 다르게 얘기해도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며 "예컨대 제재대상자가 1년에 3회 위반했을 경우 검사역은 ‘상시적 위반’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심제에서는 제재 대상자도 검사역 의견에 대해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재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수 있단 얘기다.

그는 또 "제재 대상자들이 이전까지 억울한 부분이 많았는데, 이를 호소하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제재하는 쪽이 우월한 입지기 때문에 대심제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로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감원은 반대 논리로 시간이 오래 걸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지만, 제재심의위원회를 3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로 나눠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대심제는 내년 초에는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방안 중 금감원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점검에 대한 ‘관치’ 논란이 일고 있는 점에는 선을 그었다. 금감원이 금융사 지배구조와 경영승계에 대해 들여다보겠다고 하면서 시장에서는 반발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고 교수는 "법과 절차에 따라 들여다보는 것으로 관치라고는 할 수 없다"며 "사외이사들이 회장 영향력에서 독립돼 공정성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금융지주회사 회장은 이사 중 1인으로, 이사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된다. 그는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추천을 받으니 신세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회장이 있을 때 선임된 사외이사들이니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 셀프 연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며 "경영진이 추천하지 말고 제 3의 독립 기관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면 자기 목소리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혁신방안과 별개로 고 교수는 금감원의 감독규정 제·개정 권한을 금융위가 아닌 금감원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독규정 제·개정은 원래 금감원이 하는게 맞다. 이를 가지고 있어야 명실상부한 감독기관이 된다"며 "검사하면서 문제를 발견하면 감독규정에 반영하고 시정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제때 안된다. 권한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감독기구 체계에 문제가 있는 지점이 바로 이곳"이라고 일갈했다.


이아경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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