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사우디에 원전연료 생산공장 ·기술이전, 제안해야"

천근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1.24 16:55

다수의 원전 전문가 "미국 등 경쟁국과 차별화해야 승산" 주장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해서는 원전연료 생산공장을 지어주고, 생산기술까지 이전하는 방안을 먼저 제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9년 UAE 원전 수주 때는 없었던 안이다.

원자력계에 따르면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것을 뼈대로 한 원자력 협정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수주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원전연료 생산과 관련한 일련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수의 원자력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은 사우디에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라 외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뿐 아니라 프랑스 러시아 등 경쟁국들 모두 자기들만의 ‘당근’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사우디가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이 안을 주장했다.

사실 미국의 우라늄 농축 허용 제안은 이란과 중동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하심 빈 압둘라 야마니 사우디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 원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에서 "자체적인 농축 우라늄 생산을 통해 핵연료의 ‘자급자족’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반면 원전연료 생산공장과 기술이전 역시 2030년까지 10기 원전을 가동하겠다는 사우디가 ‘혹’할 만한 재료다. 원전이 가동되는 60년 동안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 안은 UAE 원전 수주 때는 하지 않았고, 그 이후 정비와 묶어 논의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완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원자력계 한 고위 관계자는 "원자력계 밸류체인이 무너진 미국이 설계와 원자로(AP1000) 등 주기기 공급을 통해 원전사업 재건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라늄 농축도 구미가 당기는 안이지만, 원전사업의 핵심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 가동이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을 지낸 원자력 전문가 역시 "미국의 약점은 2009년에 착공한 AP1000 산동원전 2기를 아직도 완성하지 못 하는 등 건설이 취약하다는 것"이라며 "한국이 공급한 UAE 바라카 원전이 공기 대로 지어 지고 있다는 것을 사우디가 잘 알고 있는 데다, 원전연료 생산 기술까지 추가한다면 수주 경쟁력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산업부 에너지자원실 한 고위 관계자는 "(원전연료 생산공장 건설과 기술이전 등은) UAE와도 논의가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면서도 "사우디가 UAE 원전사업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우디 쪽에서 제의가 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했다.

사우디는 오는 4월 한국과 미국·중국·프랑스, 러시아 5개국 중 2~3개국으로 후보군을 압축한 후 연말 가격과 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본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4월 예비입찰에서 탈락하면 본 입찰 참여 기회가 없다.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