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00억 달러 美관세폭탄에 겨우 30억 달러…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23 18:20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홈페이지.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이 무역 전쟁을 원한다면 끝까지 싸워 합법적인 우리의 이익을 지키겠다"

미국이 중국의 상품에 대해 최대 600억달러(한화 약 54조원)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600억 달러의 관세폭탄에 3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응수한 것은 실상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이 더 격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산 제품 1300개에 대해 6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지만 다음날 중국은 미국산 제품 128개에 대해 30억 달러 규모의 관세만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이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무역대표부(USTR)에서 중국을 담당했던 티모시 스트래퍼드는 "2016년 미국이 중국에 1156억달러를 수출했는데, 30억달러만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조족지혈"이라며 "중국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보복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에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자유무역 챔피언라고 자처하고 있는 것도 무역보복을 주저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의 기치를 걸고 보호무역에 집중하자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 직접 참석해 "세계 자유무역 챔피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미 행정부가 60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발표하자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동원해 정당한 이익을 방어하는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차관은 "중국의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대화로 문제를 풀고 싶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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