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저렴하지만 지방 수요층 넓은 주거공간 선호
수요 변화 조짐에도 올해 착공 72% 소형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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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사진=신보훈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 전용 85m²의 허상이 지방 분양시장에서 깨지고 있다. 가족 구성이 변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주택은 분양시장의 성공 공식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제는 지방 미분양 물량의 대다수를 소형이 차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에 따르면, 4월 기준 지방지역 전체 미분양 물량은 4만 9222가구다. 이 중 전용 85m² 이하의 소형주택은 4만 5917가구로 93.2%를 차지한다. 반면, 85m² 초과 주택의 미분양물량은 3305가구에 그쳤다. 분양 마케팅에서 자주 등장하는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소형주택’이라는 문구가 무색한 통계 수치다.
전체 지방 미분양 | 85㎡ 이하 미분양 | 85㎡ 초과 미분양 | |
가구수 | 4만9222 | 4만5917 | 3305 |
비율 | 100% | 93.2% | 6.8% |
◇ 무조건 소형주택 선호?..."NO"
지방 부동산 시장은 분위기가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전체 미분양 물량이 늘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4만 9000여 가구에서 5만여 가구를 유지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늘어 가는데, 소형주택 공급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형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지방지역에서는 굳이 소형주택에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있다. 서울, 수도권은 크기를 포기하는 대신 입지나 생활인프라를 선택하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방은 넓은 주거공간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도 입지가 중요하지만,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대형평형에 살고 싶어 하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지방과 수도권의 사정이 다른데 수요자가 무조건 소형주택을 선호한다고 생각하고 공급하니 미분양이 늘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 줄지 않는 소형 주택 공급
문제는 ‘소형주택 선호’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소형 주택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올해 착공 물량 누계를 살펴보면, 4월까지 지방에서 착공에 들어간 주택 물량은 6만 147가구다. 이 중 전용 85m²이하의 소형주택은 4만 3276가구로 전체의 71.9%를 차지한다. 이미 지방의 수요자들은 대형 주택을 원하고 있는데, 수요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성문 책임연구원은 "1기 신도시가 조성될 때만 해도 대형 평형이 많이 공급돼 물량이 부족한 소형주택 선호현상이 있었지만, 이제는 소형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채워졌다고 볼수 있다"며 "주택은 공급하는데 2∼3년은 걸리기 때문에 건설사가 수요층의 선호를 맞추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