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15시간마다 물가 2배로…화폐 10만대1 액면절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26 17:16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코체에서 한 남성이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1000볼리바르 지폐를 세고 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경제난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Hyper Inflation)으로 신음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를 10만대 1로 액면절하하는 내용의 화폐개혁안을 발표했다. 절하 규모는 당초 예고했던 것(1000대 1)의 배가 넘는다.

현지 언론들과 AP,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국영 TV방송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3월 마두로 대통령은 1,000대 1의 액면절하 계획을 예고했으나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발표대로 100,000대 1로 절하되면 10만볼리바르가 1볼리바르가 된다.

마두로는 "새로운 화폐 체제로의 전환은 베네수엘라 경제에 위대한 혁명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새 화폐는 내달 20일부터 유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두로의 이러한 발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알레한드로 베르너 서반구 국장이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 상승률이 100만%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 23일 경고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는 1차대전 직후인 1920년초 독일이나 2000년대 말 짐바브웨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IMF는 지적했다.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1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가 심하게 뒷걸음질 치니 화폐 가치는 폭락하고 이에따라 물가 상승률이 미친듯 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치솟는 물가 상승률로 엄청난 양의 화폐를 유통해야 하자 10만볼리바르짜리 고액권을 내놓기도 했으나 10만볼리바르의 가치는 현재 약 30센트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주방세제 하나 가격이 380만볼리바르였으나 24일 현재 490만볼리바르까지 뛰었다면서 매 15시간마다 물가가 배로 뛰고 있다고 전했다.

마두로 정부는 ‘페트로’(petro)라는 석유 기반의 가상화폐를 내놓아 물가를 잡겠다고 한 적도 있었으나 실행에 옮겨지진 못 했다.

전문가들은 살인적 물가 상승을 잡으려면 액면절하가 아니라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달러화를 채택(dollarization)하는 등의 방법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베네수엘라에선 통화 당국인 중앙은행은 아무 역할도 못 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기본적인 경제지표의 발표를 의회가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은 이러한 경제 상황의 악화가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당겨 하면서 당선에 성공, 앞으로 6년간 더 집권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마두로 정권 출범 후 베네수엘라는 물가 상승과 가격 통제로 인한 기초 생필품 가격 폭등, 실업 증가 등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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