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꿔라" 시트로엥에 힘 쏟는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8.28 14:28
한불모터스 송승철 대표이사_1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 (사진=한불모터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가 시트로엥 브랜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어 주목된다. ‘이름 빼고 다 바꾼다’는 수준의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며 신차 투입과 마케팅 채널 다양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송 대표는 1986년대 코오롱상사에서 BMW를 담당하며 수입차 시장에 발을 들인 ‘1세대 원로’다. 2002년 프랑스 자동차 푸조와 시트로엥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를 설립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장직을 맡았을 정도로 업계 사정에 밝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 시트로엥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전시장 분위기부터 180도 바꾼다는 구상이다. 송 대표는 최근 성동구에 위치한 시트로엥 강북전시장을 새로운 콘셉트로 새단장했다. 고객이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50개 이상 모델의 내·외부를 터치스크린과 360도 뷰로 만나볼 수 있게 해 브랜드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영업사원의 복장도 정장에서 벗어나 젊고 활동적인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로 바꾸도록 지시했다. 향후 새롭게 여는 모든 전시장을 이 같은 형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송 대표의 목표다.

신차도 적극적으로 들여온다. 우선 다음달 C4 칵투스의 부분변경 모델 ‘뉴 C4 칵투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C3 에어크로스와 C5 에어크로스를 들여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주력 모델인 피카소의 경우 올해 말 차명 자체를 ‘스페이스 투어러’로 바꾼다. 피카소 특유의 신선한 느낌을 살리겠다는 글로벌 본사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시트로엥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내부 조직을 개편한 것도 송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송 대표는 브랜드 매니저 등 인원을 새롭게 충원하며 푸조와 시트로엥의 담당 인력을 분리했다. 업무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에서 푸조에 시선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자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후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고객 대상 시승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불모터스가 그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푸조 위주로 성장해왔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송 대표의 행보는 ‘파격적’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올해 1~7월 기준 판매가 푸조는 2749대인 반면 시트로엥은 521대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실적도 푸조는 33.1% 성장했지만 시트로엥은 34.2% 하락했다.

시트로엥이 푸조와 같은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찾아왔던 것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톡톡튀는 매력과 프랑스차 특유의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송 대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된다는 분석이다. 송 대표는 국내 시장에 수입차 최초로 디젤 세단을 선보이고 렌터카 사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직영으로 ‘출고 전 차량점검’(PDI) 센터를 운영하거나 자동차 박물관을 여는 것도 수입차 업계 최초 시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이 시트로엥 브랜드 100주년인데, 이와 발맞춰 국내 마케팅 활동이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트로엥이) 그간 비주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경쟁력 있는 신차가 출시되고 이미지 개선 작업이 진행되면 한불모터스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