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공조 시스템 만들어야
▲‘아프리카 뿔’ 지역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사진제공=FAO/Tamiru L] |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는 가난한 나라들에 더 치명적입니다. 가난한 나라 중에서도 작은 규모를 경작하는 농민들에게는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등 아프리카 나라를 돕기 위해 동아프리카 정부간 개발기구(IGAD),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기상기구(WMO)가 손을 잡았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WMO 측은 최근 "기후변화 적응기금으로부터 약 680만 달러(약 76억4000만원)를 3년 동안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기금은 목축업 등에 종사하는 소규모 농업인들을 도울 예정입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목축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영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지 못하면서 빚어진 결과입니다.
IGAD 관계자는 "날씨와 관련된 변화는 아프리카에서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 때문에 식량의 질과 양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이는 곧바로 주민들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아프리카 뿔(Horn of Africa)’로 알려져 있는 지역에서 최근 가뭄과 홍수 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뿔’은 아프리카 동쪽 지역을 의미합니다. 이런 실정임에도 정확한 일기 예보나 대응 시스템이 부족해 목축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악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죠. IGAD 측은 "기후변화는 ‘아프리카 뿔’ 지역의 경우에 생존 문제와 직결돼 있다"며 "기후변화는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실재"라고 강조했습니다.
씨릴 페란드(Cyril Ferrand) FAO 동아프리카 지역사무소 관계자는 "아프리카 뿔 지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심각한 가뭄은 농업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 때문에 식량 안보는 물론 영양실조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후 쇼크를 극복하고 농업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작농들에게 이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로버트 스테판스키(Robert Stefanski) WMO 농업기상부 책임자도 "아프리카 농업 분야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레벨에서 기후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기대한다"며 "이번 공동 협력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회복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아프리카 뿔’ 지역에는 기후변화의 다양한 모습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기온이 높아지고, 가뭄이 이어지고, 숲이 파괴되고, 사막화가 심각해지는 등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지역의 소규모 목축업자들에 기후변화 영향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실시간 일기예보는 고사하고 기상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피해를 키우고 있습니다.
WMO, FAO, IGAD가 이런 상황에서 3년 동안 680만 달러를 투입해 지역별, 더 나아가 작은 단위별로 기상 정보는 물론 정확한 기후변화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나선 겁니다.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이들 지역에서 식량과 영양 안보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후변화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관련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꼽습니다. 잘 사는 나라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있는 반면 가난한 나라들은 대처 능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빈곤의 악순환이 기후변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 세계적 관심과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