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정부들, 암호화폐 특구 지원에 열성...韓 ‘역주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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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초 시장 활황기만 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국가들이 앞다퉈 암호화폐 산업 지원에 나서면서다. 한중일로 대표됐던 암호화폐 주도국이 홍콩과 싱가포르를 거쳐 블록체인 변방으로 확대되면서 아시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동시에 한국 정부를 보는 업계 시선이 더욱 따가워지고 있다.

태국은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징역과 세금 부담 법안 발의로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했다. 일반 은행의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을 금지하고 투자 컨설팅 서비스도 막았다.

태국이 전향적인 정책을 편 것은 올해 3월부터다. 거래 규제 법안 승인을 시작으로 세제 정비와 거래소 면허 제도, 암호화폐 체계화 등 법제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에는 암호화폐·암호화폐공개(ICO)투명화와 투자자보호 법령을 시행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국세청도 제도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진출에 자극을 받고 자국 업계 반발에 귀를 기울인 결과라는 평가다.

암호화폐 거래소 두 곳을 폐쇄시키며 철퇴를 휘두르던 인도네시아도 암호화폐 시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암호화폐를 합법 거래상품으로 인정했다. 거래소 매매만 허용하고 지급결제수단을 금지하던 인도네시아는 암호화폐 거래소 및 조세제도에 관한 법률을 빠른 시일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ICO의 성지’로 불리는 싱가포르를 넘어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를 꿈꾸고 있다. 그동안 친 암호화폐 시장 정책을 펴온 필리핀은 경제구역을 만들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 8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암호화폐공개(ICO) 규제 초안을 공개했다. 규제불확실성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말레이시아도 일찍이 암호화폐를 제도권 시장으로 흡수했다. 자금 세탁 방지 및 테러 자금 방지 정책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ID문서 수집을 포함한 신원확인절차(KYC)를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했다.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김철환 한양대 교수는 "약소국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부의 평균화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정책과 법령을 정비해 거점을 만들어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몰타가 유럽권을 장악하고 바하마는 미주권을 커버하는 것처럼 아시아의 패권을 잡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동남아는 현재 금융인프라가 약하다 보니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 낮은 수수료, 시간 등 탈중앙화된 이점을 살려 한단계 발전한 금융서비스의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용카드 인프라가 없는 중국이 알리페이 등 모바일 페이 결제가 활발하게 되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과 같이 많은 규제가 있는 한국보다 기존 인프라가 약한 동남아가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산업 발전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벤처기업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시행령이 의결되면서 오히려 정부 지원에서 제외됐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앞으로 신용보증심사 등 벤처기업에서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취득세 감면 등의 세금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며 "앞으로 우수인재들이 블록체인 기술이나 암호화폐를 시작할 명분도, 외부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을 기회도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한국이 블록체인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블록체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주목해야 한다.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해 인력양성을 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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