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랑드 前프랑스 대통령 "기후변화, 인류 모두를 위해 전 세계가 협력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07 19:23

-‘2018 월드그린에너지포럼’서 기조연설

-"파리기후협약이후 지구온도 더욱 상승, 탄소배출도 늘어...그래도 계속해 노력해야"

-"화석연료, 원전 비중 감축, 신재생에너지 확대, 탄소포집저장기술 개발, 탄소배출비용 현실화 시급"


▲7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에너지 산업의 희망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6회 월드그린에너지포럼에 참석한 프랑수아 올랑드 전(前)프랑스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기후변화는 미래세대를 위해 전세계가 국가와 국민들이 다함께 협력해 대응해야 할 문제입니다. 전세계에서 석탄화력발전량이 가장 많은 중국마저도 파리기후협약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선택권이 있습니다. 일반 시민이라고 해서 주저하시면 안됩니다. 여러분이 마실 공기의 질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7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에너지 산업의 희망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6회 월드그린에너지포럼에 참석한 프랑수아 올랑드 전(前)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파리기후협약과 기후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 탄소감축,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들어봤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총회를 성공적으로 추진,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로 에너지혁명을 전파한 인물이다.


-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성과는?

▲ 프랑스 전 대통령으로써 파리기후협약 총회를 열어 전세계 국가들로 하여금 지구온난화와 맞서 싸우게끔 약속했다. 기후변화의 정도가 금세기말까지 섭씨 2도 이상 늘지않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구의 온도는 최근 20년 간 거의 2도 가량 증가했다. 처음 파리기후협약에서 설정했던 목표치를 초과했다. 기후변화는 더욱 가속화됐다. 홍수 등 자연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계속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비용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실망스럽게도 지난 총회 때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탈퇴를 선언했다. 매우 실망스럽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노력을 더욱 가속화 해야한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에 맞서 싸우고 대처해나가야 한다. 자연재해는 물론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응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불가역적이지만 빨리 대응하면 파급효과를 늦출 수는 있다.



- 세계적으로 화석에너지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데?

▲ 화석에너지 수요는 앞으로도 몇 년 동안 증가할 것이다. 석탄이나 가스, 석유 매장량은 여전히 방대하다. 가격도 몇 년 간 하락했다. 계속 사용을 늘릴 조건이 갖춰져 있다. 또한 어떤 강국도 경제성 문제로 화석연료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 또 신흥국들은 경제성장을 위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보장하는 석탄화력발전을 늘리고 있다. 또한 지금 당장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곧바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즉, 경제적으로 볼 때는 적당하지 않다. 
그래도 탈탄소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21세기 중반에는 달성해야 한다. 경제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면 석탄화력발전을 활용한 경제성장에서 얻은 이익을 재생에너지, 친환경생태계 구축을 위한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전기차 인프라 등 녹색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 탄소제로(0) 사회 구축을 위한 방안들을 제시한다면?

▲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은 에너지수요의 25%를 차지한다. 가장 공해가 심한 에너지원이다.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배출도 가장 많다. 이를 최대한 축소하기 위해 산업공정 혁신이 필요하다. 탄소포집과 저장 기술을 더욱더 고도화시켜 시멘트나 철강생산에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지속·확대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최근 몇 년간 가격은 절반 가까이 하락했고 전력공급 기여도는 3배 정도 늘었다. 일부 시나리오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은 2030년까지 2500기가와트(GW)까지 확대될 정도로 잠재력이 상당하다. 수력발전도 2050년까지 2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세계의 재생에너지 설치를 지원해야 한다. 향후 10년 간 전세계 자원의 10%는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될 것이다. 

다만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성과 에너지저장 문제를 안고있다.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태양광의 경우 점점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새로운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공간적으로 분산되있는 발전원들을 연결시켜야 한다.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에너지 생산과 소비방식을 탈 중앙화해야 한다. 좀 더 효율적인 에너지생산 소비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금융기관들이나 투자지금을 마련해 전국적인 프로젝트로 이끌어야 한다. 이런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견은?

▲ 사실 프랑스에서 원자력발전은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전력생산비중이 70% 이상이었다. 한국에서도 원자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은 최근 많은 비난을 받았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태는 물론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걸려있다. 또한 원자력은 불행히도 핵확산과 더불어 군사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줄여나가야 한다. 독일에서는 최근 10년 전 탈원전을 결심했다. 하지만 오히려 석탄발전에 더욱 의존하는 역설적인 결과에 처했다.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원자력은 탄소배출 걱정없이 24시간 내내 모두가 필요로 하는 곳에 전력공급을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에 비해 경제적 경쟁력도 있다. 딜레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의 전력생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 프랑스는 2025~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50%까지 낮추기로 했다. 다만 원하지 않는 국가에 무조건 요구할 순 없다. 국민들이 원해야 한다. 원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조금 줄이고. 비중이 적은 나라는 조금 늘릴 수도 있다.


- 탄소배출 비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세계 탄소배출비용을 조금 더 높게 책정돼야 한다. 정확한 탄소가격 책정은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였다. 세가지 쟁점이 있다. △탄소 소비를 줄이는 것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 △탄소 가격을 통해서 나오는 이익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 탄소배출비용이 너무 낮아서 제대로 된 에너지 절약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톤당 30~40달러가 돼야 사람들이 행동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배출비용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 이를 위한 국제적 기금 마련도 필요하다. 개도국이 에너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시대에 요구되는 사항이며 파리협정의 주요 내용이다. 물론 탄소배출비용이 오르게 되면 개도국의 경제에 타격이 있을 수 있고 일반시민들 가운데서도 교통적인 측면에서 빈부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개도국과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 전세계 국가, 시민들에게 기후변화대응에 동참을 요청해달라.

▲ 프랑스 전 대통령으로써 파리기후협정을 이끌었지만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응급성, 시급성이다. 우리는 기후변화가 지금처럼 지속되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예측할 수 있다. 좀 더 긴 관점에서 모든 경제주체들과 사회주체들이 방향성을 고려해야 한다. 굳건한 신념이 필요하다. 

또한 제대로 규제된 시장과 투자가 필요하다. 합리적인 탄소배출비용 설정은 물론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과학과 기술에 투자를 확대해야 하다. 각 국가별로 원전과 화석연료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등 좀 더 최적화된 에너지 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세계는 모두 연결돼있다. 기후변화는 개별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적인 협력과 조율 통합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각국만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인류의 미래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미래세대에 좀 더 인간적이고 숨을 쉴 수 있는 세계를 물려줘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에너지전환을 이룰 수 있다. 웰빙과 진보에 대한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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