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후발주자’ 삼성전자, 판 흔들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1 10:17

갤럭시 홈(11)

▲지난 8월 ‘갤럭시 노트9’ 공개 행사에서 소개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 홈’. 사진=유튜브 갈무리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선보이며 AI 스피커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 8월 ‘갤럭시 노트9’ 공개 행사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직접 이용해볼 수 있도록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카카오와 네이버, SK텔레콤(SKT) 등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 삼성전자까지 뛰어들면서 이 시장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홈은 음질에 신경을 썼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오디오 업체 하만의 AKG 스피커를 적용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를 뒀다. 갤럭시 홈에는 AKG 스피커 6대와 바닥에 저음을 담당하는 1대의 우퍼 스피커가 탑재돼 있어 모든 방향으로 입체 음향이 가능하다. 여기에 "하이, 빅스비"라고 부르면 거실 전등이 켜지거나 "스마트폰 찾아줘"라고 하면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리는 등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향상됐다.

언어는 현재 한국어, 미국 영어, 중국어를 지원하고 있으나 AI 플랫폼 서비스 ‘빅스비’가 추가 지원하게 될 5개(영국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의 언어도 향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AI 스피커 시장은 구글과 아마존이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마다 집계한 AI 스피커 출하량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구글과 아마존이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도전장을 내면서 3강 체제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포털사와 이동통신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삼성전자의 가세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관련 업계는 AI 스피커 등 사물인터넷(IoT) 가전제품 시장에서 아직 주목할 만한 업체가 없는 만큼 누구에게나 ‘역전의 기회’가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AI 스피커 시장 규모는 3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자는 카카오, 네이버, SKT, KT, 구글 등이다. 국내 업체가 주도하는 가운데 구글이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 중 유일하게 한국어를 지원하는 AI 스피커 ‘구글 홈’을 지난 9월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갤럭시 홈의 가격과 출시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달 23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전파 인증을 받아 국내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제품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회사의 AI 스피커 제품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들 플랫폼과 연동되는 IoT 기기로의 확장성에는 모든 제품이 아직 한계가 있어 보인다"면서 "현재 어떤 회사들은 업데이트 등을 통해 성능을 계속해서 향상시키고 있는 만큼 좀 더 차별화가 있는 제품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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