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뉴스룸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개인용컴퓨터(PC)에서 하던 각종 기능을 스마트폰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스몰 PC’ 시대로 대변되는 오늘날, 게이머들을 사로잡기 위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 트렌드의 중심에 게임이 있을 정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사양 스마트폰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에도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른바 ‘게이밍폰 춘추전국시대’가 예상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게임 전용기기 전문 업체 레이저는 오는 30일 게임 전용 스마트폰인 ‘레이저폰2’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레이저폰2는 지난해 말 출시된 ‘레이저’의 차기작으로, 국내 알뜰폰 사업자 CJ헬로모바일을 통해 단독 출시할 예정이다. 레이저가 국내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저폰2는 게이밍폰 다운 사양을 보유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 의하면 레이저폰2는 5.7인치 디스플레이의 대화면과 8기가바이트(GB) 램을 탑재했다. 연산 능력이 핵심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증기 챔버 냉각 기술을 채용해 방열 성능을 높인 스냅드래곤 845가 장착됐다. 배터리 용량도 4000밀리암페어시(㎃h)로 대용량이다.
해외 업체만 게이밍폰을 내놓은 건 아니다. 한국은 그동안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해외 업체의 안착을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올해 출시한 자사 주력 제품에 저마다 ‘게임에 최적화된 폰’임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9’(이하 갤노트9)에 "괴물 같은 게임 성능"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속도와 배터리, 저장 공간 등 게임을 위한 기초 체력을 갖췄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출시 당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포트나이트’ 등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 5종을 선탑재할 정도로 소비자에게 게이밍폰의 기능을 어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노트9은 열 분산기를 전작인 ‘갤럭시 노트8’ 대비 3배 가량 키워 방열 성능을 전작 대비 20% 개선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성능 조절 알고리즘을 통해 게임 중 온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 프로세서(GPU)의 동작 수준, 초당 프레임 수(FPS) 등 기기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변화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게임 도중 원치 않는 알림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게임 전용 어플리케이션(앱) ‘게임 런처’와 하만의 AKG 스테레오 스피커를 적용했다.
LG전자는 일찌감치 게임업체 넥슨과 손잡고 지난 5월 출시한 주력 스마트폰 ‘LG G7 씽큐’에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카이저’를 선탑재했다. 출시 당시 구매자에게 게임에 사용되는 아이템, 쿨러(냉각기) 장착 거치대 등이 포함된 ‘카이저 팩’을 증정하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의하면 지난 3월 현재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4조 8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내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로 주목되는 폴더블, 5세대(5G) 이동통신 등이 게이밍폰 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PC 수요가 감소세에 접어들 때도 고사양 게임용 PC가 활로를 개척했고 지금도 유효하다"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개발되게 될 폴더블폰 역시 제품을 펼치면 태블릿 PC나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화면이 커지기 때문에 게임 인구의 수요를 대거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