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분야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잦았다. 저유소 화재와 열수송관 파열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연쇄 화재, 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 사망, 강릉 펜션 고교생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바짝 긴장시켰다. 올해 에너지 분야 10대 뉴스를 통해 한해를 정리했다.[편집자 주]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수능 끝낸 고교생 3명 목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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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CO)누출 추정 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 2층 객실에서 지난 19일 밤 국과수 직원들이 원인 규명을 위해 해체한 보일러와 연통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사소한 부주의가 졸업을 앞둔 고교생 3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간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은 지난 12월 18일 강릉시 저동 소재 아라레이크펜션 201호에 투숙해 잠을 자다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중 3명은 의식을 회복 귀가했으나 4명은 아직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펜션 내에 설치된 가스보일러 급기관이 벌집에 의해 막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 수사의 핵심은 △연통의 어긋난 시점 △부실시공을 포함한 보일러 설치 당시 위법사항 여부 △부실 점검과 관리 소홀 등 이번 사고 원인 규명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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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사고 이후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지난 11일 충청남도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일하던 하청 노동자 (故)김용균(24)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씨는 서부발전 석탄취급설비 운전 위탁회사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이다. 사고 당시 2인 1조로 근무하도록 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발전공기업의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비난 여론이 사고 이후 더욱 들끓었다. 이른바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 법안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원청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확대와 처벌 강화, 하청 직원 산재 사고에 원청의 책임 명시 등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 지역난방공사 수송관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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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난방공사 온수 배관이 파열돼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12월에만 경기도 고양, 서울 목동, 안산 등 수도권에서 온수관이 줄줄이 파열되면서 노후 온수관 관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12월4일 밤 8시쯤 백석역 인근 지하 2.5m 깊이에 매설된 두께 85㎝의 배관에서 40cm 가량이 파열된 게 시작이었다. 100℃ 내외의 뜨거운 물과 증기가 도로변과 인도로 치솟으면서 이 일대 3만 제곱미터(㎡)가 침수됐다. 파열된 수송관은 1991년에 설치돼 27년 동안 사용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설치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배관은 10곳 중 3곳 이상이다. 현재 지역난방공사가 관리하는 열수송관 총 2164㎞인 가운데 32%에 달하는 686㎞는 20년 이상 사용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1991년 매설된 열수송관 연결구간의 용접부 덮개가 파열된 게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전국 총 443개 지점에 이 같은 연결구간 용접부가 있으며 약 80%가 수도권에 있다. 난방공사는 내년 3월 말까지 443개 지점을 모두 보강 또는 교체할 계획이다. 열수송관 매설 지역과 인근 땅의 온도차가 3도 이상이라 누수가 의심되는 203개 지점에 대해서는 내년 10월 말까지 교체공사 등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 에너지저장장치(ESS) 연쇄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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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쯤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한 태양광 발전설비 ESS에서 불이 나 119 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제공=강원 삼척소방서] |
올해에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16번 발생했다. ESS 화재는 최근 2년 동안 총 17번 발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기관은 아직까지 화재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에 정부는 지난 11월28일 전국 1300개 ESS 사업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등 화재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시공 불량, 필수 보호 연결 장치 누락, 배터리 시스템 결함 등에서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그럼에도 사고가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 17일 안전진단이 완료되지 않은 모든 ESS 사업장 가동을 중단하고 정밀안전점검 후 가동할 것을 권고했다.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ESS 제품을 생산한 LG화학은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해 80곳을 가동 중단시킨 상태다.
◇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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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2018년에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통한 국내 태양광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새만금 비전선포식 등 본격적 국가 사업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지난 10월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이 개최됐다. 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해 재생에너지 산업을 선점하고 선도하겠다는 비전과 함께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인 3기가와트(GW)급 태양광발전 단지와 군산 인근 해역에 GW급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의 개막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정책을 가름하는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
◇ 국정 감사 탈원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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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2018년에도 원자력발전을 둘러싼 ‘탈(脫)원전’ 논란이 지속됐다.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그 중에서도 탈원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탈원전 정책은 세계적 추세며 국민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국토가 파괴되고 탈원전으로 국가 경쟁력마저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여야 의원 질의에 대해 "에너지 전환 정책은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고 2030년까지 현재 7%인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20%대로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선진국은 15년 동안 20% 이상 늘리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야 할 길이라면 어려움 뚫고 나가 신성장 동력 만드는 작업을 잘 해보겠다"며 신재생 에너지 정책 추진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 고양저유소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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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 휘발유 탱크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 |
지난 10월 7일 오전 10시 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탱크에 있던 휘발유를 빼내는 작업과 진화작업을 병행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 58분께 완전히 꺼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저유소에서 약 25km 떨어진 서울 잠실 등에서도 검은 연기 기둥이 관측될 정도로 불길이 거세 인근 주민들은 휴일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찰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은 불이 난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일하는 스리랑카인 A씨(27)가 날린 풍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날린 풍등은 불이 난 송유관공사 저유시설 잔디밭에 떨어지며 불이 붙었고, 이 불씨가 저유탱크 증환기구를 통해 들어가며 폭발이 발생했다. 사고 이후 석유비축기지에 대한 안전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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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그래프 |
지난해 후반 배럴당 5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서 글로벌 경기호황에 따른 수요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보유한 여유 생산능력 부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까지 맞물려 9월 말 70달러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정부는 10월6일부터 6개월 동안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하는 유류세를 15% 인하하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 효과를 반영하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 LPG는 30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안을 발표하자 국제유가는 예상과 다르게 급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요가 감소했고 미국의 증산도 한 몫 했다.
◇ 송도 IPCC총회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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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공동의장이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승인 직후 환호하고 있다.[사진제공=기상청] |
지구온도 1.5℃ 상승의 영향에 관한 보고서가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제출된 국가별 감축목표(INDCs)를 각국이 이행해도 1.5℃ 상승 제한에 필요한 배출량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석탄화력발전 축소 등 각국의 감축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특별보고서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채택 당시 합의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 1.5℃ 제한 목표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IPCC에 공식적으로 작성을 요청한 것이다. 이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 세부 이행지침 협의를 위해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 협상이 특별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 역대급 폭염에 누진제 일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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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백운규 전(前)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이날 백 장관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1·2구간의 상한선을 각 100㎾h(킬로와트시) 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대책을 공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올 여름 재난수준의 폭염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가 7∼8월 누진제 완화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1·2단계의 상한선을 각 100㎾h(킬로와트시)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16년 8월 한시적으로 7∼9월 구간별 사용량을 50kWh씩 확대했는데 올해에는 100kWh씩 늘렸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1512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월평균 1만370원(19.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청구된 7월 요금에 인하분을 소급하기로 했다. 한편 매년 여름마다 누진제 문제를 임시 처방하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요금 선택권을 부여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개편 방안을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