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고용 17만명, 29조 부가가치 창출효과
[에너지경제신문 이석희 기자] 지난 해 열린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지금쯤 올림픽의 기억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래도 하나쯤 기억한다면 ‘드론 쇼’일 것이다. 인텔은 5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을 집약한 ‘슈팅스타’라는 드론 1218대로 올림픽 스타디움 상공에 오륜기와 스노보더 등의 작품을 마치 사진처럼 수놓아 찬사를 받았다. 우리가 그냥 취미로 조종하고 공중 사진을 찍기 위해 드론을 사용하던 때에 새로운 활용법을 보여준 것이다. 그로부터 이제 1년 가까이 흘렀다. 국내에서도 이제 드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산업분야에서 활용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드론으로 삼성 반도체 공장의 하자를 찾고 있다. |
◇ 드론은 4차 산업의 핵심 산업
최근 서울시로부터 ‘혁신기술 공공테스트 베드’ 지원 사업자로 선정된 드론 플랫폼 개발업체인 드론아이디의 장문기 대표는 "드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산업이다"며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드론은 항공·ICT·SW·센서 등 첨단기술 융합산업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신기술이 서로 어우러져 혁신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특히 드론과 신기술간의 융합을 통해 기존 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일례로 농약 방제, 항공 촬영 등 단순 업무 뿐 아니라 스마트 농수산업, 국토 정밀관리, 원격 통신관측,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가 가능하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은 자국 특성에 맞는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드론 제도 정비, 인프라구축, 투자 지원 등 드론 산업 육성을 추진중에 있다. 유럽은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10년 이내에 기술개발, 교통관리, 보안, 테스트 환경 등 드론 생태계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도 더 늦기 전에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무인 이동체 시장 선점 및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적인 육성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상태이다.
드론의 국내 시장 현황을 보면 주로 군수요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6년의 경우, 약 2500억원 정도 된다고 한다. 사업용 시장까지 합쳐도 약 2800억 원 밖에 되지 않는다. 촬영·농업 등 초기활용단계의 민수 시장은 아직 미개척 상황이거나 걸음마 수준이다. 약 500억원(2016년 기준)밖에 되지 않는 드론 운영·서비스 시장은 아직 태동기인데 2026년에는 약 3조9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산업용 드론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산업용 드론은 미개척 분야이고 우리나라가 진입 가능한 기회의 시장이기도 하다. 이미 군수용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취미용 드론 시장은 중국이 강세이다. 산업용 드론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드론은 이제 저가나 단순 촬영용에서 임무 수행을 위한 고가·주형 중심으로 변화 중이다.드론 택배, 드론 택시, 성층권 무인기 등 새로운 산업용 시장까지 형성될 경우 성장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한다.
▲드론은 문화재 보수 등에도 사용가능하다. |
◇ 산업용 드론은 3D자동비행,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이 필수
국내 산업용 드론 시장을 한번 보자. 토종 드론 플랫폼 개발을 하고 있는 인텔의 공식파트너인 드론아이디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3D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한 시설물 안전점검 개발’이다.
쉽게 말하면 산업용 드론을 이용한 자동비행으로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거나 접근이 어려운 교량 전체를 정밀 촬영하고 3D로 재현한 다음, 추출된 데이트를 기반으로 해서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서 자동으로 교량의 안전 점검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드론 촬영이다. 현재 드론 촬영에 동원되는 기술들은 2D 자동비행은 가능하지만 3D 자동비행은 불가능하다. 사람의 손이 무조건 들어가야 되고 이는 비행시간 증가와 데이터의 품질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인텔 팔콘 8+ 드론에 내장된 인텔 미션 컨트롤 소프트웨어에 3D 자동 비행 계획을 한번 수립해 놓으면 이후에는 드론이 자동비행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서 매우 안정적이고 고화질의 데이트를 얻을 수 있다.
두번째는 인공지능 학습이다. 드론 촬영을 통해 아무리 많은 초고화질의 데이터들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이 데이터들을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드론아이디는 수집된 데이터들을 분석해 빠르고 정확하게 안전점검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솔루션들은 건축물의 하자가 단순히 불량인지 아닌지를 판단했다면, 드론아이디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딥러닝으로 건축물의 하자가 어떤 불량인지를 명확히 하고 불량의 크기와 상태까지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안전점검 결과 보고서 작성이다. 좋은 기술은 단순히 고성능의 알고리즘 구축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까지 고려하는 것이라고 볼 때, 드론아이디는 실제 수요처에서 사용하고 있는 보고서 형식 그대로 안전점검 보고서를 만들어 제공한다. 현장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CAD도면에 어느 위치에서 불량이 나왔고, 불량의 성격이 어떠하며, 크기는 어떤지를 명확히 표시해줌으로써 실제 보고서를 사용하는 현장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노후한 염창IC교 점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드론. |
◇ 노후 교량·송전탑 등 시설물 점검에는 필수
실제로 지난 해 10월 국토교통부는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드론·AI·로봇·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건물이나 시설물의 기획·설계·시공·유지관리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2030년에는 건설 자동화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인력 중심의 건설현장 운영을 데이터 중심의 지식·첨단 기술을 활용해 건설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일본과 영국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i-Construction’,영국은 ‘Construction 2025’ 계획을 수립하고 고령화와 숙련된 건설인력이 빠르게 줄어드는 건설현장을 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의무화하고 도시 전체를 3D 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스마트 건설기술의 스타트업을 활성화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선진국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세계최고 수준인 국내 IT기술 수준으론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지 않다는 것도 정부의 생각이다. 최근 드론의 성능이 꾸준히 향상되고, 관련 솔루션 개발이 활발해짐에 따라 국내 건설 업체들도 드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의 자료용 영상 촬영 위주에서 측량, 토공량 측정, 시공현장 공정관리, 3D 모델링,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시설물 안전점검 등 드론의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염창교의 크랙. |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4차산업혁명시대 신성장동력으로서 드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고용유발 17만 명, 부가가치 유발 29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공분야에서 드론의 활용이 빨리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드론을 활용한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다. 앞에서 언급한 노후 교량 뿐 아니라 송전탑, 저탄장, 태양광, 풍력 발전시설, 송유관 등 에너지 시설 점검, 우편배달, 실시간 산불 감시, 적조 모니터링, 기상 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문기 드론아이디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