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부문' 실적 엇갈려...캐피탈·생명·저축은행은 오히려 하나가 더 벌어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KB금융그룹과 KEB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비은행부문에서 희비가 갈렸다. KB금융은 비은행부문 순이익이 11%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하나금융은 11% 증가하며 비은행부문이 개선됐다. 은행부문 성적은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 순이익은 전년보다 10% 늘어나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KB금융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비은행부문에서 엇갈리는 결과를 냈다. KB금융은 총 12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데, KB국민은행을 제외한 11개 비은행 계열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12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1%나 감소했다. 국민은행 순이익은 2조22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 소폭 증가했으나, 비은행부문에서 실적 악화를 보이며 총 순이익(3조689억원)은 전년보다 7% 줄었다.
하나금융은 KEB하나은행을 포함해 총 6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5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4149억원으로 전년(3745억원)에 비해 11% 오히려 늘었다. 하나은행은 2조928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에 비해 0.5% 감소한 반면, 하나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240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005년 하나금융지주 설립 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지난해 주요 계열사별 순이익 비교.(그래프=에너지경제신문) |
특히 계열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업황 악화 등의 영향을 받아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모두 하락했다. KB저축은행 순이익은 48%까지 감소하면서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반대로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등이 성장세를 보이며 탄탄한 내부 기반을 다졌다. 특히 하나생명은 41%, 하나캐피탈은 33%까지 순이익이 오르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KB금융 계열사들을 앞지르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도 기대감을 실었다. KB금융은 증권과 카드에서 각각 267억원, 2225억원의 차이로 하나금융을 앞섰으나 캐피탈, 생명보험, 저축은행에서는 하나금융이 더 좋은 성적을 냈다. 순이익은 하나캐피탈 1204억원, 하나생명 195억원, 하나저축은행 162억원으로 KB캐피탈,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에 비해 85억원, 47억원, 52억원 각각 앞섰다.
은행 간 성적은 큰 폭의 변동을 겪지 않아 비은행 부문 성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17년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꿰찼던 KB금융이 지난해는 금융지주 3위의 하나금융에 비해서도 나을 만한 성적을 보이지 않으며 금융지주들 간 순위 경쟁도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물론이다. 특히 KB금융은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며 리딩금융 자리 선점에 좋은 조건을 갖췄으나 하나금융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등이 향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 지금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12일 실적발표를 앞둔 신한금융에서도 비은행 성적이 중요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을 포함해 총 13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이중 11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2017년 44%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3분기 31%까지 하락했다. 증권,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이미 KB금융을 앞서 있으나 2017년 약 1조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냈던 신한카드가 지난해 3분기까지 395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치며 업황 불황에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4분기에도 신한카드가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신한금융도 비은행 비중이 더 감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