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美 에너지부와 최초 ‘엑사급 슈퍼컴퓨터’ 만드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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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오로라 시스템’. 사진 제공=인텔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인텔과 미국 에너지부가 미국 최초의 엑사(플롭)급 슈퍼컴퓨터를 만든다. 프로젝트 이름은 ‘오로라’다. 미 에너지부는 이 프로젝트에 5억 달러(한화 약 56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계산, 환경·생명과학 등 국가 과학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텔과 외신 등에 따르면 오로라 시스템은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미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개발된다. 이는 2017년 고성능 컴퓨터 개발을 가속화하라는 미 정부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인텔과 초고속 머신 전문업체 크레이는 오는 2021년을 목표로 이 슈퍼컴퓨터를 제작할 계획이다.

기존의 고성능 컴퓨팅(HPC)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이 슈퍼컴퓨터는 초당 100경 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거대 규모의 우주 시뮬레이션 개발, 핵 폭발 시뮬레이션 등 무기 개발, 전력망(그리드) 개선, 유기 태양 전지의 개발을 위한 재질 발견, 약물 반응 예측 관련 새로운 의약품·모델 개발 등 획기적인 연구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현지 외신들은 연구자들이 전례 없는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인텔의 고성능 컴퓨팅 사업 총괄 관계자를 인용해 "과학자들은 이 슈퍼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트리뷴은 또 미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오로라를 수용하기 위해 시카고 르몽 근처의 캠퍼스에 새로운 건물을 짓기 시작했으며, 이번 오로라 프로젝트로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세계 슈퍼컴퓨터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슈퍼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에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도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의하면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3번째로 빠른 슈퍼컴퓨터와 자체 개발한 칩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치라그 디케이트 애널리스트는 "이는 미국과 중국의 단순한 경주가 아니다"라며 "인텔이 개발하고 있는 혁신은 다른 부분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텔은 슈퍼컴퓨터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다.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칩과 차세대 ‘옵테인’ 메모리 칩, 차세대 소프트웨어(SW)를 장착한다. 오로라는 차세대 슈퍼컴퓨터 시스템인 코드명 ‘샤스타’를 사용할 예정이다. 샤스타는 200개 이상의 캐비닛, 크레이의 슬링샷TM 고성능 확장형 인터커넥트, 인텔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샤스타 SW 스택을 포함한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확보하는 것은 과학계 발전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시급한 사항"이라며 "오로라 시스템과 차세대 엑사급 슈퍼컴퓨터는 암 연구, 기후 모델링, 퇴역 군인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을 접목할 것이며, 엑사급 슈퍼컴퓨터는 우리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AI와 고성능 컴퓨팅의 융합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중요한 촉매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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