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돌파구-①] 카드업계, 해외시장·신사업으로 눈 돌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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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쏘아 올린 업황 악화에 카드업계가 다양한 사업 진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의 카드사 서비스 범위에서 벗어난 서비스 제공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카드사를 중심으로 기존의 결제 서비스 제공에서 더 나아가 신사업 진출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애경산업과 ‘반려동물 관련 공동사업 진행을 위한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삼성카드와 애경산업은 업무제휴를 통해 반려동물 관련 제품 개발과 올바른 반려문화 형성을 위한 캠페인 전개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삼성카드의 반려동물 커뮤니티 서비스 ‘아지냥이’와 애경산업의 펫 케어 브랜드 ‘휘슬’을 활용해 공동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카드의 ‘아지냥이’는 CSV(Creating Shared Value)경영의 일환인 커뮤니티 서비스 중 하나로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을 위한 전문성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수의사 1대1 무료 상담, 상담 챗봇, 반려동물 전용 음악,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올 초 하나카드는 고객이 부동산 등기변동과 실거래가 알림뿐 아니라 부동산 법률소송 지원까지 가능한 ‘부동산케어’ 서비스를 론칭했다. 부동산케어 서비스는 등기정보 변동 조회·알림, 시세 및 실거래가 조회·알림, 부동산 관련 법률 소송 지원, 금융회사 등록 개인신상정보 조회 서비스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문화 투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문화 사업 투자는 단순 제작 투자를 통해 투자이익을 거두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하나카드의 문화공연 투자 사업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대상으로 공연 홍보와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 후원을 병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카드는 SM의 공연기획사인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와도 손잡고 내한공연, EDM 페스티벌 등 대형 공연콘텐츠 분야에서도 제작투자사로 협력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신성장 동력 확보와 문화사업 육성의 공익적 역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사업을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이뤄진다. 최근 현대카드는 일본에 금융 IT 시스템을 수출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달 IBM JAPAN의 자회사이자 일본의 주요 IT 솔루션 기업 중 하나인 ‘엑사 시스템즈’는 차세대 신용카드 IT 시스템으로 현대카드의 ‘H-ALIS(Hyundai-Advanced Library Card Information System)’를 선정했다. 일본은 현금 사용 비율이 80% 수준으로 비중이 높지만, 현금 편중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크고 이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만이 커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이에 현대카드는 일본 시장 특성에 최적화 한 H-ALIS를 개발해 엑사의 신용카드 IT시스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특히 복수의 카드사는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읽고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 금융회사인 Prudential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이하 ‘PVFC’) 인수를 승인받았다. 신한카드가 인수한 ‘PVFC’는 2006년 베트남 현지에 설립된 첫 번째 외국계 소비자금융사로, 2017년 말 기준 총자산 2억7000만달러, 당기순이익 1100만달러, 누적 고객이 30만명 수준에 이르는 업계 4위의 우량 소비자금융사로 알려졌다. 또한 ‘PVFC’가 보유한 비은행금융업 라이선스는 신용대출, 할부, 신용카드 발급 등 다양한 소비자금융 사업 영위가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인수 이후 신용대출 중심의 사업을 소비재ㆍ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점차 다변화하고, 조달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 등 사업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롯데카드가 베트남 금융업 진출을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베트남 현지 법인이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2009년부터 대표사무소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추진해왔다. 올해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Techcom Finance)’ 지분 100% 인수를 최종승인 받았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시장 사업 초기에는 하노이와 호치민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 및 한국기업 임직원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맞춤형 대출상품을 판매해 영업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현지 업체와 제휴 계약을 통해 베트남 전역으로 영업 확장을 예고했다.

BC카드는 지난해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베트남 결제 플랫폼의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은 베트남 내에서 가장 많은 은행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 우체국 네트워크도 독점 운영하고 있다. MOU를 통해 BC카드는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카드 상품·서비스 개발 △QR 등을 활용한 간편 결제 디지털 플랫폼 구축 △은행 디지털화 및 결제사업 공동투자 협력 등 다양한 중·장기 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BC카드는 "2011년부터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결제사업 기관과 협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하기 전부터 카드업계 내부적으로는 기존 사업 범위를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기존 카드 결제 산업에서 벗어나 사업망 범위를 넓혀가는 식의 경영이 이어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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